떠나야 시작하니까.

나를 위한 기록 1

by 나를기록하다

이 글은 힘들었던 나에게 주는 위안이자, 잘 이겨낸 나에게 주는 작은 보상이다. 또한 언젠가 우리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은 상흔일수도, 그 때 그랬었구나 하는 감정 앨범일수도 있다. 어느것이 됐던지 지금 꼭 이 감정을 기록해서 그저 그런 어린날의 풋내기 기억으로 날아가지 않게 꼭 붙잡고 싶다. 그래서 글쓰기를 시작한다.


93년생 33살 남자가 33년만에 처음으로 가족을 떠나 자취를 시작했다.

주변을 살펴보면, 이미 가족이라는 둥지를 떠나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어떤 친구는 17살이라는 어린나이에 한국을 떠나 홀로 미국으로 떠난 놈도 있고, 어떤 친구는 20살 꿈을 위해 대구에서 올라와 서울이라는 낯선 곳에 홀로서기를 시작한 놈도 있다. 그들에 비하면 참으로 늦은 독립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나는 내 침대위에서 나 혼자 잠을 잔다. 지금 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다른 누군가와 단절된 나만의 공간에서 글을 쓰고있다. 기분이 참 이상하다. 외로움도 공허함도 아니고 가슴이 두근대는 자유도 아니다. 단지 조금의 편안함, 조금의 뭉클함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조금의 죄책감도 있을까? 아 있는것 같다. 그래도 마음속의 나를 보며 스스로 잘했다고 얘기해준다. 둥지에서 벗어나야 또 시작할 수 있으니까. 떠나야 시작하니까. 그리고 다짐한다. 둥지밖에서 더 큰 둥지를 만들고 맛있는 먹이를 물어 반드시 나눠주겠노라고, 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큰 새가 되어 행복을 전해주겠노라고. 미안하지만 조금만 더 성실해지고 대단해졌으면 좋겠다고.


앞으로 써내려 갈 글들이 추웠던 나와 가족의 마음을 녹여줄 두터운 이불이 됐으면 좋겠다. 가끔은 너무 두껍고 무거워 답답하고 거북할지라도 결국은 안정을 되찾아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거나 겪었던 그 누군가에게도 조금이나마 온기를 가져다 줄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겠다.


가족사진_지브리컷.png 우리 가족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