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트 보니것(Kurt Vonnegut)

By Classic Literature

by 김양훈

I once told my wife I was going out to buy an envelope:

“Oh", she said, "well, you're not a poor man. You know, why don't you go online and buy a hundred envelopes and put them in the closet?"

And so I pretended not to hear her. And went out to get an envelope because I have a hell of a good time in the process of buying one envelope.

I meet a lot of people. And see some great looking babies. And a fire engine goes by. And I give them the thumbs up. And I'll ask a woman what kind of dog that is. And, and I don't know. The moral of the story is - we're here on Earth to fart around.

And, of course, the computers will do us out of that. And what the computer people don't realise, or they don't care, is we're dancing animals. You know, we love to move around. And it's like we're not supposed to dance at all anymore.

Let's all get up and move around a bit right now... or at least dance.

~ Kurt Vonnegut


커트 보니것(Kurt Vonnegut) 특유의 위트와 냉소,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긴 멋진 글입니다. 이 글은 현대 기술 문명이 앗아가는 '비효율적인 인간다움'의 가치에 관해 역설하고 있습니다.
​1. 본문 번역

​언젠가 아내에게 봉투를 한 장 사러 나간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아내가 말하더군요. "오, 당신 가난한 사람도 아니잖아요. 그냥 인터넷에 들어가서 봉투 백 장쯤 사서 옷장에 넣어두는 게 어때요?"

​그래서 나는 못 들은 척했습니다. 그러고는 봉투 한 장을 사러 밖으로 나갔죠. 왜냐하면 봉투 딱 한 장을 사는 그 과정 자체가 나에게는 지독하게 즐겁기 때문입니다.

​나는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아주 예쁜 아기들도 보죠. 소방차가 지나가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줍니다. 어떤 여자분에게는 저 개가 무슨 종인지 묻기도 하죠. 글쎄요, 모르겠습니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이겁니다. 우리는 그저 '어슬렁거리기(fart around)' 위해 이 지구에 왔다는 것이죠.

​물론 컴퓨터는 우리에게서 그런 즐거움을 앗아갈 것입니다. 컴퓨터를 만드는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거나 혹은 신경 쓰지 않는 사실은, 우리가 '춤추는 동물'이라는 점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마치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춤을 춰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자, 지금 당장 일어나서 좀 돌아다녀 봅시다... 아니면 춤이라도 춥시다.

​2. 글의 배경 및 깊이 읽기

​① 커트 보니것과 '인간 소외'

​커트 보니것은 《제5도살장》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소설가로, 평생 동안 기술 만능주의가 인간의 영혼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경고해 왔습니다. 그는 효율성만을 따지는 자본주의와 기술 문명이 인간을 단순한 '기능'으로 전락시키는 것에 저항했습니다.

​② "Fart around" (어슬렁거리기, 뻘짓하기)

​보니것은 이 단어를 즐겨 썼습니다. 표준어로 직역하면 '빈둥거리다' 정도지만, 그의 맥락에서는 "생산성이나 목적 없이 행하는 모든 인간적인 행위"를 의미합니다.

​봉투 한 장을 사러 가는 길에 만나는 이웃, 소방차를 향한 인사, 낯선 이와의 대화는 경제학적으로는 '시간 낭비'입니다.

​하지만 보니것은 바로 그 비효율적인 틈새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이 발견된다고 믿었습니다.

​③ "Dancing Animals" (춤추는 동물)

​보니것은 인간을 생물학적 기계가 아닌 '춤추는 동물'로 정의합니다. 여기서 춤은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드는 것뿐만 아니라, 세상과 상호작용하며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삶 그 자체를 상징합니다.

​컴퓨터와 인터넷 쇼핑은 우리를 의자에 고립시키고 '클릭'만 하는 존재로 만듭니다.

​그는 우리가 방 밖으로 나가 육체적으로 움직이고, 오감을 통해 세상을 느끼는 것이 인간 본연의 의무라고 주장합니다.

​④ 이 글이 주는 현대적 메시지

​이 에피소드는 보니것의 강연이나 인터뷰에서 자주 인용되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자동화가 가속화되는 오늘날, "효율적이지 않아도 괜찮다. 오히려 그 비효율이 당신을 인간으로 만든다"는 그의 통찰은 더욱 큰 울림을 줍니다.


죽으면 그만이다.
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When you're dead, you're dead. Also, make love when you can. It's good for you."

"당신이 죽었으면, 죽은 거다. 또, 당신이 할 수 있을 때마다 사랑을 나눠라. 그게 당신한테 좋은 것이다."

ㅡ커트 보니것(Kurt Bonnegut)


□ "When you're dead, you're dead" (죽으면 그뿐이다): 보니것은 사후 세계나 영혼의 구원 같은 거창한 형이상학적 내세를 믿지 않았습니다. 그는 인간의 죽음을 되돌릴 수 없는 자연적인 종말로 보았습니다. 이는 공포라기보다는 '현실 직시'에 가깝습니다. 죽음 뒤에 아무것도 없다면, 우리가 집중해야 할 곳은 '지금 여기'뿐이라는 논리적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입니다.

□ ​"Make love when you can. It's good for you" (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인간의 삶이 유한하고 죽음이 끝이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하고 실질적인 일은 서로 사랑하고 쾌락과 온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여기서 'Make love'는 단순히 육체적인 관계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연결되고 생의 에너지를 만끽하는 모든 행위를 포괄합니다. "그게 당신에게 좋다"는 지극히 지극히 실용적인 조언은, 도덕적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인간이 불확실한 우주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행복이기 때문에 하라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