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그림자

by 박민규

노동자가 생산한 상품의 교환가치는 대가로 받은 임금보다 높다. 이것을 잉여가치라고 한다. 자본가들은 잉여가치를 재투자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자본을 축적할 수 있지만 노동자의 자산은 상대적으로 큰 변화를 만들기 힘들다. 이러한 시스템의 지속은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 자본가가 이윤을 남기는 과정 중 하나는 노동력을 "착취" 하는 것이다. 값싼 임금을 제공하는 것은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많은 임금을 제공하는 것은 노동자에게 더 많은 경제적 자유를 허용함으로써 경쟁의 기회를 주는 것과 같다.


노동자가 만든 상품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자본가의 소유가 된다. 그래서 노동자는 자기 노동의 결과를 통제하지 못하고, 심지어 그것이 자신을 지배하는 힘 (상품, 자본, 권력)이 된다. 노동이 단순한 생계를 위한 수단이 되면 인간은 자신의 사회적 존재로써 가치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인간의 창의적 활동이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행위로 전락한다. 장기적으로 노동자가 생산과정에서 자기 삶의 의미를 잃고 노동 그 자체가 소외된다. 게다가 노동은 경쟁 구조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 협력적 존재가 아닌 경쟁자로 보게 된다. 따라서 인간관계마저 소외되게 만들 수 있다.


자본주의는 경쟁과 이윤 추구를 동력으로 하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과잉생산, 공급과잉 그리고 위기로 이어지게 된다. 기업은 장기적 공익보다 단기 수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환경 파괴, 기후 위기, 사회 안전망 약화 같은 문제도 이 구조에서 비롯된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교환가치(돈)로 환원하려는 경향이 있다. 교육과 의료과 같은 기본적 권리마저 상품화되어 인간의 본질적 가치가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오늘날에는 데이터와 알고리즘까지 자본화되어, 개인의 선택조차 플랫폼 기업에 의해 조정된다.


완전한 공산주의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완전한 자유시장 또한 환상이다. 자본과 권력 집중되면서 실제 시장은 소수 자본가가 독점하고 규제한다. 다수의 소비자는 정보의 불균형과 정부 정책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공정한 선택과 경쟁을 하지 못하게 된다. 게다가 환경오염, 사회적 비용 등은 시장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는 자유경쟁이 효율적 결과를 보장하지 못함을 설명한다.


흥미롭게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 역시 이러한 문제를 이미 예견했다. 그는 노동 분업이 생산성을 극대화한다고 보았지만, 동시에 노동자가 단순 반복 노동에 갇혀 정신적으로 황폐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인간은 단순한 이익 추구자가 아니라 타인과 공감하는 도덕적 존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자본주의는 스미스가 말한 공정 경쟁과 도덕 감정보다 독점과 탐욕을 제도화하고 있다. 결국 자본주의는 스미스가 의도했던 자유시장의 이상마저 배반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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