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이유

by 박민규

우리는 누군가를 보며 “왜 저 사람은 이렇게 이기적일까?”라는 의문을 갖는다. 하지만 이기심은 단순히 성격의 문제만이 아니다. 심리학적으로 깊이 들여다보면, 그 행동은 결핍, 불안, 방어심리 그리고 학습된 패턴이 겹쳐 만들어진 결과다.


애착이론(Attachment Theory)에 따르면 불안형 애착을 가진 사람은 내면에 “언제든 버려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타인을 배려하기보다 자신의 욕구를 먼저 챙겨야 안전하다는 믿음이 형성된다. 반대로 회피형 애착은 감정을 공유하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의 필요를 “필요”로 인식하지 못한다. 이 두 유형 모두, 결핍에서 비롯된 방식으로 이기적 행동을 학습하게 된다.


또한 공감의 구조도 큰 영향을 준다. 공감은 “머리로 이해하는 인지적 공감”과 “마음으로 느끼는 정서적 공감”으로 나뉜다. 이 중 하나라도 낮으면 타인의 감정을 실감하지 못해 죄책감이 약해지고, 행동을 조절하는 힘이 떨어진다. 그래서 상대에게 상처를 주면서도 그것이 얼마나 무슨 의미인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여기에 자기애적 방어기제(Narcissistic Defense)가 더해지면,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타인을 과소평가하는 사고 패턴이 생긴다. 내 욕구는 중요하고, 남의 욕구는 사소해 보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투사적 동일시나 평가절하 같은 방어기제가 사용되며, 결국 타인을 이용하거나 희생시키는 행동도 스스로 정당화하게 된다.


사람의 뇌는 불편한 감정과 모순을 싫어한다. 그래서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를 줄이기 위해 자기중심적 행동을 합리화하는 습관도 생긴다.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맞아”라는 생각은 실제 행동보다 더 강한 이기심을 만들어낸다.


마지막으로, 이기심은 보상회로(Reward Circuit)에 의해 강화된다. 자기만 챙겼을 때 더 빠른 이득을 얻으면 도파민이 분비되고, 뇌는 그 행동을 다시 반복하라고 신호를 보낸다. 이렇게 이기심은 타고나는 성향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학습되어 굳어진 패턴이 된다.


이기적인 사람의 행동은 “남에게 피해를 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선택해 온 심리적 전략”일 때가 많다. 애착의 틈, 공감의 결핍, 방어기제, 학습된 보상 구조까지, 이 모든 것들이 겹쳐서 하나의 성격처럼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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