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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낭아 Jan 15. 2022

7.천자 치우-열개의 태양, 열개의 부족

야명주가 보여 준 영상에 당황한 무제가 화를 냈다.

“치우가 정녕 배달국의 천자였다는 말인가? 화하족이 배달국의 제후국이었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헌원황제는 어찌 되는 건가? 치우의 반란을 저지하고 화하의 황제로 등극하지 않았냐는 말일세.”

 동방삭은 눈을 감고 황제의 노여움이 가라앉길 기다렸다. 이윽고 눈을 뜨고 대답을 이었다.

“고시씨의 방계자손 중에 소전이란 자가 있었습니다. 천자의 명을 받아 섬서성 강수에서 군대를 감독하였는데, 염제와 욱을 낳았지요. 염제의 8세손이 유망이고, 욱의 10세 손이 헌원입니다. 헌원이 헌구 땅의 부족장이 되자 1년에 한 번씩 배달국에 입조해야 하는 일이 불만이었습니다. 아사달에 다녀오려면 꼬박 한 달이 걸리고 풍산 땅의 삼청궁에 들러 자부선인의 가르침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었지요. 헌원은 화하족의 맹주가 되어 스스로 천자가 되려는 야망을 품었습니다. 뜻이 맞는 부족 여섯을 규합하고 입조를 거부하였지요. 그리고 유망의 패망 원인이 안개 때문이었음을 알고 해결 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환단고기』에 <<포박자>> 진(晋)나라 갈홍. ‘황제헌원이 동방의 청구국에 이르러 풍산의 자부선생을 만나 뵙고 삼황내문을 전수받았다.’라는 구절이 있어 인용)


“그 전쟁은 나도 잘 알지.”

무제가 동삭의 말을 자르고는 말을 이었다.

“풍후가 지남차를 만들어 바쳤고. 뿔나팔로 안개 속에서 길을 잃지 않아 승리하지 않았나?”

“신화에는 그리 전해져 오지요. 헌원은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치우천자(治雨天子)에게 맞서 십년 전쟁을 치렀지만, 결국 탁록 전투에서 치우천자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헌원황제가 치우에게 패하였단 말인가? 분명 신화에는 헌원황제가 승리하여 치우의 목을 잘랐다고 했느니. 태중대부는 무슨 망발인가?”

무제가 다시 노여워했다.

“결과적으로는 헌원황제가 치우에게 승리하게 됩니다. 그 이야기를 계속 해도 되겠습니까?”

“그렇지? 그것이 끝이 아니라니 이야기를 계속 하게.”

무제는 안심이 되어 뒤로 기대어 앉았지만 동방삭은 점점 의자에서 떨어질 듯이 위태롭게 앉아야 했다. 그러면서도 요(堯)왕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되는 지 망설였다.



“치우천자 이후로 4대를 더 이어오던 배달국 18대 거불단 천자가 하늘로 돌아가면서 비왕인 왕검에게 나라를 맡겼습니다. 웅족의 왕검은 단군으로 등극하고 나라 이름을 조선이라 하였습니다. 그러자 화하족 열 개 부족은 동맹을 맺고 배달국이 아닌 조선에는 입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에 조선의 왕검 단군은 토벌군 장수로 신궁 예(羿)를 보냈습니다.”

“잠간!”

무제가 동방삭의 이야기를 잘랐다.

“조선의 단군이 보낸 장수가 예란 말인가? 분명 신화에는 천제 제준께서 천신 예를 지상으로 내려보냈다 하였네.”

“그러니 신화가 아니겠습니까? 열 개의 태양이 뜬다는 게 말이 됩니까? 열 개의 태양은 서로 동맹의 맹주가 되겠다고 다투는 화하족의 열 개 부족을 뜻하는 것이지요. 게다가 이 시기가 지나면 천신 제준이라는 이름은 신화에서 사라집니다.”


(<<김선자의 이야기중국신화>> “제준의 이름은 <<산해경>>에서만 보인다. 주민족이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주나라를 세우면서 은나라신화의 상제인 제준의 이름이 역사서에서 사라졌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에서 참고)


“그런가?”

무제도 그럴 듯 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동방삭은 안심하여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신궁 예는 군대를 이끌고 나가 화하족 열 개 부족을 차례로 토벌해 나갔습니다. 아홉 족장이 죽어나가자 열 번째 부족의 족장 요(堯)는 불안을 느꼈습니다. 요는 홀로 단군에게 입조하였습니다.

“화하족의 동맹을 끊고 충성을 맹세합니다.”

왕검 단군은 요(堯)를 화하족의 제후로 책봉 하였습니다.

통합 화하족의 왕이 된 요(堯)는 예(羿)의 군대가 주둔해 있는 것이 점점 부담스러워졌습니다. 단군이 철군 명령을 내리지 않는 것은 요왕을 감시하려는 의도였지요. 게다가 본국에 있는 예의 아내가 다른 성주에게 가 버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합니다. 예의 심기가 몹시 불편하니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 일이었지요.

 그래서 요왕은 예를 초청하여 성대한 잔치를 열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약탈을 일삼는 변방의 여섯 부족을 처리해 달라 부탁을 합니다. 예는 안 그래도 조선에서는 시기하는 무리들이 입방아를 찧어대고 있고, 기다림에 지친 아내 항아는 다른 사내에게 가 버린 상태라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 하던 차였지요. 예는 군대를 이끌고 여섯 부족을 토벌하러 떠났습니다.”


전자책 https://hellena2188.upaper.kr/content/1148904

종이책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186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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