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가 어디인지 찾기 힘들 만큼 미용실 앞에 많은 화분들이 있었다. 그중 한 식물에 눈길이 끌렸다. 간판을 찌를 듯 풍접초 한 가지가 높이 팔을 뻗고 있다. 손님을 향해 반갑게 손짓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 옆의 보라색 꽃을 피운 가지도, 자그마한 열매를 맺기 시작한 고추도, 그 손짓에 맞추어 미소 지으며 인사를 건네는 것 같다. 빨래 건조대에 걸려있는 분홍색 수건과 노란색 주차선, 그 앞에 새침하게 서 있는 안전고깔.
모든 것들이 식물들과 어우러져 미용실과 주변 골목길을 화사하고 경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한 발짝 물러서서 이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환상적으로 어울리는 오케스트라다.
<화초 가지고 가지 마세요. 제발 부탁해요!> 라는 벽에 붙어 있는 글귀가 보였다. 누가 봐도 식물 주인의 애타는 마음이 온전히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