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초기 투자이야기 1부
어린 시절, 책장 한쪽에 꽂혀 있던 동화 전집 속 이야기.
그중 하나가 바로 ‘엄지공주’였다.
옛날 옛적, 아이를 간절히 바라던 여인은
마법의 도움으로 꽃에서 태어난 아주 작은 여자아이를 얻게 된다.
아이는 사람의 엄지손가락만큼 작아서 ‘엄지공주’라 불렸다.
엄지공주는 여인과 함께 꽃잎 침대에서 잠들고,
호두껍질 요트를 타며 평온하고 조화로운 삶을 누린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
못된 두꺼비가 엄지공주를 납치하려다,
그녀를 연잎에 묶어 강물 위로 흘려보내버린다.
엄지공주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제로 세상 밖에 던져진다.
그때는 코로나 시절이었다.
전 세계가 위기라고 외치며 주가는 폭락했고,
사람들은 외출도, 소비도, 숨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했다.
그런데 그 공포의 시기가 지나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주가는 다시 치솟았고,
비트코인이라는 정체 모를 암호화폐는
상상도 못할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 자산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었다는 뉴스가 쏟아졌다.
그리고 그 무렵,
나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향해
누군가 말했다.
“벼락거지네. 아무것도 안 해서 거지가 됐네.”
그 말은 농담처럼 들렸지만,
어딘가 자괴감 섞인, 뼈 있는 말이었다.
나는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세상은 나를 연잎에 묶어 강물 위에 흘려보냈다.
가만히 있으면 벼락거지.
그 말은 일종의 사회적 명령처럼 퍼졌다.
세상은 ‘투자하지 않는 사람들’을 압박했고,
나와 같은 사람들 역시 하나둘씩 투자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주식을 하는 사람, 코인을 하는 사람.
모두가 뭔가를 하고 있었다.
행동하지 않으면 바보가 되는 기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 역시 휩쓸려 투자를 시작했다.
지금은, 시간이 흘러
공부도 하고 경험도 쌓였기에
“그때 투자를 시작한 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때,
잠깐이라도 투자에 손을 댔다가 상처 입은 사람들은
아마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 시절에도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었다.
지금도 그렇다.
내 주변에도 ‘투자’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꽤 있다.
그들은 묵묵히 저축하며 살아간다.
때로는 나보다 훨씬 더 많은 자산을 가진 사람도 있다.
그렇기에 나는 안다.
세상에 휩쓸린다고 해서, 그 선택이 언제나 옳은 건 아니라는 것을
엄지공주는 강제로 세상에 던져졌다.
원해서 간 게 아니었다.
하지만 결국, 그 안에서 움직였고,
선택했고,
거절했고,
끝내 자신과 맞는 삶을 찾아갔다.
우리도 그랬다.
세상은 우리를 연잎에 묶어 강물 위에 띄웠다.
떠밀렸지만,
그 위에서 우리는
살기 위해, 움직여야 했다.
그리고 이제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