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명예퇴직 후 구직 요령, 로또에 당첨되기 위해선 복권을 사야 한다.

by 봉천청담

이직을 하려면 '사람인', '잡코리아', '리멤버', '링크드인'. 요새 MZ세대를 비롯, 40대까지 많은 사람들이 다 아는 사이트이다. 요새 수십 년간 연락이 뜸했던 친구에게서 연락이 온다. 이들은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취업하고 이직 없이 지금까지 단 한 회사만 다녔다. 이력서를 진지하게 작성한 적도 없고 구직 사이트에 대한 막연한 정보만 있다.


명문대, 잘 나가는 기업을 줄곧 다니던 사람이 위기를 느끼는 시기가 있다. 그들은 공채 입사 동기 중 가장 빨리 혹은 무난히 승진, 팀장까지 됐다. 그리고 선배와 달리, 나만은 임원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40대 중반, 임원 승진을 앞둔 시기가 됐다. 이젠 탁월한 능력에, 운이 필요하다. 물론 끌어주는 실세 임원과 주변의 좋은 평가도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바로 그때 회사가 어려워지거나, 내가 맡은 품목 혹은 사업의 실적이 흔들려서도 안된다. 드물긴 하지만 데리고 있는 팀원의 실수 혹은 잘못도 없어야 한다.


그중 하나가 삐걱거려 한 해, 두 해 물먹다 보면 50이 가까워진다. 주변은 어렵겠다 먼저 알지만 내가 제일 마지막에 깨닫는다. 후배가 앞질러 임원이 되면 팀장이 아닌 팀원으로 밀려난다. 이것이 가장 확실한 그리고 절망적인 신호이며 이때부턴 임원승진은 난망이다. 회사의 퇴직 압박도 본격화된다. 처음엔 비공식적으로 눈치를 주고 은근한 암시도 뒤따른다. 그러다 회사 실적이 나빠지면 더욱 노골적으로 흐른다.


어린 팀장은 더 나이 많은 회사 선배인 나를 피하고 퇴사 종용은 인사팀 혹은 담당 임원의 몫이다. 반복되는 면담과 함께 이때부터 불안과 걱정이 커진다. 돈 쓸 곳이 생길 때마다, 아내의 가벼운 타박에도 우울해진다. 첫째 대학생 아들의 씀씀이, 둘째 고등학생 딸의 학원비가 얼마인지 들을 때면 괜히 미안하다.


이런 깨질 것 같은 50대 팀원을 회사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흔든다. 당연히 법적인 책임이 없고 회사 이미지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야비한 방법이 나온다. 예를 들면 희망퇴직 보상이 기본급 36개월이었는데 34개월로 준다는 위협은 신사이다. 갑자기 지방 혹은 공장으로 인사발령이 나기도 한다. 영업사원의 하이패스를 점검해 (거래선 방문이 아닌 개인 용무를 본) 근무태만 여부를 감사하겠다는 소문을 퍼뜨린다.


계속된 압박에 멘털이 약해지는 쪽은 조직이 아닌 개인이다. 지금 퇴직하는 것이 불리한 것임을 모두가 안다. 그렇지만 당장의 불안, 압박, 우울, 스트레스가 더 커 보인다. 빨리 그만하고 다른 일을 하면 위로금으로 꿩도 먹고 이직하거나 취미생활할 수 있는 시간 같은 알도 먹는다고 희망/명예퇴직을 합리화한다.


퇴직 직후, 가족의 위로도 받고 몇 주 평안하기 지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제야 회사에 받던 스트레스가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깨닫는다. 재직 땐 회사에서만 힘들었다. 그러나 아침, 낮, 저녁 온종일 마음이 무겁다. 출퇴근 시간이 아닌 때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주변 시선이 부담스럽다. 아내에게서 점차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불평이 나온다. 몇 푼 안 된다고 우습게도 생각했지만 이젠 몇 달간의 실업급여가 소중하다.


대학 동기 통해 내가 헤드헌터라는 소식을 접하고 내게 연락한다. 난 매번 다 잘 될 것이라도 그에게 조언을 한다. 그러나 50대 이후 취업은 쉽지 않다. 언젠가 어떤 친구에게 '지금 취업은 로또 같다'라고 했는데, 아직까지도 미안하다. 이런 부탁(구직)이 점차 많아지다 보니 이렇게 도움이 될 만 내용을 정리해 알려 주고 있다. 한 마디로 로또에 당첨되기 위해선 복권(구직 사이트에 이력서 등록)이 필요하다.


* 50대 구직자가 해야 될 일


구직 사이트 활용이 첫걸음이다. 그리고 적어도 퇴직 1년 이내까지는 적극적인 구직 활용이 필요하다. 물론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일반 기업의 대표이사, 임원, 고참 팀장의 나이가 50대이다. 고위직 경력직은 헤드헌터를 통한 취업이 많다. 그렇다면 그들의 채용방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가장 눈에 띄기 위해선 어떻게 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 (몇몇 대기업 퇴직 친구들은 이력서를 구직 사이트에 올린 적이 없다. 아주 성실하고 행복한 직장생활을 누린 것 같아 부럽다. 물론 그들 나름의 고민과 불편도 있었을 것이다.)


I. 헤드헌팅 프로세스


1. 통상적인 절차


1) 채용사의 Order : 거래 헤드헌터들에게 포지션 추천 요청

2) 헤드헌터의 서칭, 추천

- 자체 DB, 사람인, 잡코리아, 인크루트, 피플앤잡, 링크드인에서 후보자 Searching

- 잠재 후보자에게 지원의사 확인

- 이력서 작성 혹은 수정(직급에 따라 헤드헌터 지원)

- 채용사에 추천

- 서류전형 결과 : 통상 2주 내외(임원의 경우 오래 걸리기도 한다.)

* 한국 내에서 대부분(아마 99%)의 헤드헌터는 채용사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후보자에게 아무런 대가 요구하지 않는다.


2. 특수한 경우(흔하지 않고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됨) - 다수의 포지션을 보유한 대행 서치펌

1) 후보자 : 헤드헌터에게 의뢰

2) 헤드헌터 : 적합한 오픈 포지션 찾아, 채용사에 추천

3) 채용사 : 추천 후보자 검토 후 전형 진행


3. 구직자 이직 요령


1) 각종 채용 관련 사이트에 이력서 입력

얼마나 빨리 올리냐가 관건이다. 이력서의 완성도는 당장 중요하지 않다.

자기소개서도 이 시점에 필요 없다.

왜냐하면 채용 회사의 포지션별로 적합한 이력서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

대부분의 헤드헌터가 그렇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지원자의 거부 의사가 강하면, 혹은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헤드헌터는 이력서 보완을 강요 않는다.)

키워드가 되는 학위/전공, 재직회사, 품목, 직무, 거래처를 빨리 검색에 노출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 사람인(https://www.saramin.co.kr) : 등록 후보자가 제일 많아 채용사나 헤드헌터의 최다 검색 사이트

구직을 위해 이력서 꼭 등록했으면 좋겠음.

- 잡코리아(https://www.jobkorea.co.kr) : 사람인 보다 오래됐고 중장년층 구인 시 좀 나을 수 있음.

사람인 다음으로 등록 후보자가 많은 사이트.

- 인크루트(https://www.incruit.com) : 명성이 전 같이 않고 업데이트 안된 이력서 많음.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음.

- 피플앤잡(https://www.peoplenjob.com) : 외국계, 대기업 채용 공고 강점, 유학을 다녀왔거나

영어 능통한 후보자의 포지션 검색에 유용, 이력서 등록은 권장하고 싶지 않음.

- 링크드인(https://www.linkedin.com) : 외국계, 대기업 많이 사용. 영어 능력자에 강점,

대부분 우량 기업 재직하고 있어, 이직 의사 불투명.

- 비즈니스피플(https://www.bzpp.co.kr/) : 임원, 대기업, 전문직 강점 있을 수 있음.

- 리멤버(https://career.rememberapp.co.kr/job/postings) : 명함 관리 사이트로 유명,

간편한 이력서 등록 및 최근 구인, 구직 양쪽의 활용 늘어나는 추세임.


* 헤드헌터가 사람인, 잡코리아에서 후보자를 찾아내는 경우는 70~80% 가까이 된다.

* 리멤버는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이력서를 작성할 수 있다. (빠르면 모바일로 5분 이내)


2) (퇴직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 구직 사이트 이용 시 재직사에게 숨기고 싶을 때

각 채용사이트는 채용사별(재직회사 포함)로 후보자 이력서 검색 차단 기능이 있다.


II. 헤드헌터 이외의 방법(주변 인맥 활용)

퇴직 후 지인 혹은 거래선(협력회사), 관계사 등에 퇴직 계획을 알리면 좋다.

(중소기업) 임원의 경우, 이미 잘 아는 사람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헤드헌터 통한 임원 채용 프로세스는 아주 까다롭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변수가 많다.)

* 솔직히 경험상 이 편이 좀 더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III. 도울 수 있는 일

1) 자사(서치펌) 핵심인재 DB에 이력서 등록 : 60여 명의 헤드헌터 검토 및 추천 가능.

2) 보다 자세한 채용 프로세스 등 상담 가능.


IV. 당부 사항

1) 1~2명의 헤드헌터에게 구직 부탁하는 것보단

채용 관련 사이트에 빨리, 반드시 이력서 등록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야 보다 많은 헤드헌터가 제안할 수 있다.

2) 구직사이트에 너무 자주 들어가시지 마세요! 점점 더 초조해지고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1주일에 1~2번 사람인, 잡코리아 공고를 검색해 보세요.

외국계도 생각한다면 링크드인, 피플앤잡 혹은 비즈니스피플도 보면 좋다.

* 50대 이상 대상인 직급은 대체로 지원기간이 2주 혹은 그 보다 긴 경우가 많고 전형과정이 오래 걸린다.

채용사는 더 좋은 후보자가 있다면 마감 이후에도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

3) 헤드헌터가 적극적으로 제안하더라도 냉정하게 생각하고 지원하세요.

채용사는 딱 맞는 사람만 뽑는다. 그러나 헤드헌터는 때론 가능성 높지 않아도 지원을 제안하기도 한다.

망설여지면 헤드헌터에게 왜 제안했는지 묻고 지원하세요!

4) 무턱대고 직무 관련이 없는 공고 등 지원하면 더욱 자신감이 떨어진다.

물론 경험 삼아 지원하시는 것은 괜찮다.


취업이 정답이 아니고 또 다른 기회를 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어릴 때 여러 차례 보았던 '사운드 오브 뮤직'이란 영화에서 원장수녀가 실의에 빠진 마리아(여주인공)에게 한 대사가 있다. 지금도 내 포지션 제안 이메일 말미에 있는 글귀이다.


"When the lord closes a door, somewhere he opens a window."

난 일자리(door)를 열심히 갈구하지만 어쩌면 다른 행복(window)이 열릴지 모른다.


그리고 지금은 특히 나를 잘 다독일 때이다.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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