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동반車

신차 기념식, 하동에서.

by 모퉁이 돌

'팔팔이'의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친구가

7월 9일 오후, 나에게로 왔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을 기준으로 할 때

딱 일주일 전이다.

일단 디자인이 예뻤다.


세련된 외장과

기품 있는 색상이

잘 어우러졌다.


가격 대비 성능도

탁월했다.

무엇보다

취향, 내 체형과 잘 맞았다.


만 19년 전,

신차 '팔팔이'를 만났을 때도 그랬지만

일부러 차 내부 비닐을 뜯지 않았다.

어머니의 몫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교회를 다니기에,


다른 사람들처럼

돼지머리 고사를 지낸다든지


차량 바퀴에 막걸리를 붓고

무사고 안전운행을 비는 행위에서


마냥 자유롭다.


비슷한 기복신앙처럼

보일 수 있으나

어머니의 기도는

차원이 다르다 믿는다.


아들의 차량 비닐을 뜯어내며

기도해주시는 따뜻한 모성애,

그 위대함을 난 신봉한다.


새 친구의 네 바퀴 위에

아내와 아이들을 태우고

하동 가족별장으로 향했다.


고속도로에서

나름 속력을 내봤는데

승차감이 꽤 만족스러웠다.


두 시간을 조금 더 달려 당도하니

아버지, 어머니가

반갑게 맞아주셨다.

잊고 있었건만

오늘이 삼복더위 중

첫 번째인 초복이더라.


어머니가 손수 끓이신

전복 삼계탕을 내어 오셨다.

진짜 맛있었다.


모처럼 삼대가 함께 모인 자리여서

맛이 더 깊었던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기다리고 기다렸던

기념예식을 거행했다.


어머니가 신차 내부 비닐을 벗겨내며

정성을 담아

주께 기도를 올리셨다.

다음은 시승식.


볕이 강렬했지만

습한 날씨는 아니었다.


하동포구를 따라

푸른 섬진강변을 내달렸다.


이윽고 옛 추억 가득한

송림공원에 다다랐다.

아들은 신발을 벗고

강물에 발을 담갔고

딸은 양산을 쓴 채 백사장을 거닐며

재첩 조형물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영호남을 넘나드는 강바람이

제법 시원했다.

가족이 다 함께 솔숲에 들어섰는데

마치 무릉도원을 내딛는 느낌이었다.


공기 입자 하나하나가

달콤한 꿈결처럼 감미로웠다.

예전 방송국에서

서부경남을 그렇게 누비고 누볐건만

모든 게 새로웠고 설레었다.

거슬러 올라온 포구를

다시 따라 내려갔다.


곧장 별장으로 복귀했다.

뉘엿뉘엿 해가 넘어갔다.

아들과 잠시 잠깐 잔디정원에서

캐치볼을 했다.


어머니는 저녁밥을 지으셨다.


메뉴는 고향 삼천포에서

공수해온 바닷장어였다.


만류에도 아버지가

직접 장어를 구우셨다.

노릇노릇 담백하니

진짜 맛있었다.


어머니는 뚝딱뚝딱

장어탕도 끓어오셨다.


표현이 모순적 일지 모르겠으나

고소하면서도 감칠맛이 났다.

진짜 맛있었다.


애들이 포만감을 느꼈는지,

노래방 기계를 만지작거렸다.

노래가 시작됐다.


지금 이 순간도 계속되고 있다.

곧 내 차례가 오겠지.


새로운 동반車 덕분에

호리병 속 별천지-

하동의 밤은 무르익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