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ing vs. Browsing vs. Multi-Modal
가장 뛰어난 AI는 인간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기술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다가가고,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입니다. AI의 진짜 힘은 그 기술이 얼마나 똑똑하냐 보다, 사람과 얼마나 잘 연결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시대마다 기술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방식은 바뀌어왔습니다. (1) 인터넷 시대의 Searching, (2) 모바일 시대의 Browsing, 그리고 (3) AI 시대는 Multi-Modal이 중심입니다. 인터페이스는 인간과 기술 사이의 이해를 설계하는 중요한 철학입니다.
(1) Searching이 중심이었던 인터넷 시대, 사용자는 질문을 구성해 키워드를 입력하고 원하는 정보를 직접 찾아야 했습니다. 이 시기의 인터페이스는 정보를 구조화하고 빠르게 찾아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인간은 탐색자이고, 컴퓨터는 응답 기계입니다.
하지만 이 구조는 인간이 기계의 언어에 적응해야만 작동했습니다. 명확한 질문과 정확한 키워드가 요구됐고, 시스템은 맥락보다는 입력값에만 반응했습니다. 사용자는 도구를 효율적으로 활용했지만, 인터페이스는 딱딱하고 기계 중심적이었습니다.
(2)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인터페이스는 Searching에서 Browsing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질문할 필요 없이, 손끝으로 화면을 넘기며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터치 기반 인터페이스는 즉각적인 반응과 직관성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Browsing은 사용자의 능동성을 약화시켰습니다. 푸시 알림과 무한 스크롤은 정보를 ‘선택’하게 하기보다는 ‘주어지는’ 방식으로 바꾸었고, 사용자는 점점 더 피동적인 정보 소비자가 되었습니다.
Searching과 Browsing 모두 결국 공급자 중심의 인터페이스였습니다. 사용자는 키보드나 터치스크린이라는 정해진 방식에 갇혀 있었고, 기술의 형식에 맞춰야 했습니다. 표현 방식은 다양해졌지만, 진정한 의미의 자유로운 소통이나 상호이해는 부족했습니다.
(3) 이제 우리는 AI 시대의 인터페이스, Multi-Modal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말뿐 아니라 표정, 시선, 목소리, 주변 상황 등 다양한 신호를 통해 기술과 상호작용합니다. 굳이 무언가를 입력하지 않아도, 기계는 인간의 의도를 해석하려 하고 있습니다.
Multi-Modal 인터페이스는 인간의 표현을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상호작용을 직관적으로 만듭니다. 시스템은 인간의 맥락과 감정을 읽고, 인간은 시스템과 함께 반응하며 의미를 만들어갑니다. 기술은 도구가 아니라 동반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Google DeepMind의 수석 과학자 Meredith Ringel Morris는 AGI 시대의 HCI가 기술 전략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녀는 현재 시스템에 실행, 평가, 과정이라는 세 가지 간극이 존재한다고 지적하며, 인터페이스 설계를 통해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합니다. AI는 똑똑해졌지만, 사용자는 여전히 혼란스러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Stanford HAI의 AI Index Report 2025도 같은 문제를 지적합니다. AI의 성능은 크게 향상되었지만, 많은 사용자는 여전히 결과를 해석하거나 신뢰하지 못합니다. AGI는 언어 능력보다 사용자 경험 설계가 더 중요하며, 인터페이스의 신뢰성과 해석 가능성이 기술의 채택 여부를 결정합니다.
우리는 질문을 검색하던 시대, 콘텐츠를 스크롤하던 시대를 지나, Multi-Modal을 통해 더 자연스럽고 깊이 있는 상호작용을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HCI는 입력 중심에서 이해 중심으로, 기능 중심에서 의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기술을 사용하는 소비자에서, 기술과 의미를 공유하는 협력자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기업과 조직에도 중대한 전환을 요구합니다. 기능을 얼마나 많이 제공하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깊은 이해를 제공하는가가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인터페이스는 더 이상 제품의 외형이 아니라, 조직의 철학과 감성을 담는 창구가 될 것입니다. AGI 시대의 혁신은 알고리즘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인간적으로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어느 시점이 되면 경국 기술이 아니라 인터페이스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