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배구일지를 쓰지 않았던 이유 : 그.. 만화를 그려서 올리려고 했는데 그러다보니 한세월 걸릴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기록 겸 올려버리기~!
요즘 내가 무려 일주일에 두 번 배구 수업을 들으면서 진짜 지긋지긋하게 늘지 않는다... 라고 생각했다.
아 아니에요 또 징징거리려는 게 아니라 정말 차분하고 침착한 마음으로 나의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한 것.. 물론 눈물은 좀 흐르고 있음.
아무튼 요즘 수업 들으면서 내가 고민하고있는 것은 3가지 과제다.
서브할 때 어깨를 너무 많이 뺀다. 어떻게든 네트를 넘겨보겠다는 나의 열망이 나의 어깨에 그대로 실려서, 공을 통~하고 치는게 아니라 우아아아아아 하고 어깨를 마구 돌린다. 이러면 무조건 어깨 아프고 한 번 제대로 다치면 그 이후론 배구를 절대 못하게 될 거라는 코치님의 말씀... 시선을 위로 두고, 공은 앞으로 두고, 어깨는 적당히 빼서 위로 통~ 쳐야하는데.. 아는데... 알아... 아는데요..!!!
수비할 때 타이밍이 늦는데다가 무릎을 굽히지 않는다ㅠㅠ 타이밍 늦는거야 뭐 열심히 뛰어가봐야하는데 무릎이 진짜 안굽혀져 물론 일할 때 농담으로 하도 사과하느라 무릎으로 기어간다는 얘기 하는데 정작 굽혀야할 땐 안굽혀져!!이거는 따로 과외를 받든가 해야겠다 나도 사실 문제가 몸으로 파악이 잘 안된다
마지막. 공격할 때 .. 몰라 이거는 됐다 안됐다 한다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공을 이제 받기는 받는다 치기도 치는데 문제는 정교함이 굉장히 떨어진다는 것.
그리고 배워온 시간이 있어서 마음도 조급해지다보니까 안 그래도 못 쓰는 몸을 더 못쓰게된다.
요즘 느끼는데 다른 운동은 모르겠지만 일단 난 배구만 해봤으니까, 배구 기준에서 보면 정말 한 끗 차이로 굉장히 아웃풋이 달라진다.
내가 보기엔 저 사람도 나랑 비슷하게 무릎을 굽히는 것 같지만 저 사람은 나보다 진짜 딱 몇 센치 더 무릎을 굽히고, 그걸로 인해서 공이 튀어나가는 궤적 자체가 달라진다.
아예 공에 가까이 가지도 못할 때랑은 다르다. 그러면 우선 공이 떨어지는 위치로 뛰어가는 연습에 집중하면 되니까.
근데 일단 공이 떨어지는 위치까지 뛰어는 갔는데, 팔을 모으는 단 몇 초 차이로 내가 수비를 잘 해내느냐 그냥 튀어버리느냐가 갈린다.
문제는 아예 뛰어가지도 못할 때 뛰어가는 연습을 하는 것과, 이제 이 팔을 모으는 타이밍을 알아내는 게 하늘과 땅차이 같다.
전자는 큼직한 연습이라 원인파악도 빠르고 내가 느는 걸 확인하기가 쉬운데 후자부터는 코치님도 나도 대체 얘가 왜 안되는 건지 아리까리해진다. 이건 운동신경 + 몸을 얼마나 쓸 줄 아느냐의 영향도 있는데다가 저 디테일을 내 몸으로 체감하고 의도해내느냐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배구를 배웠던 초반 3개월에 받던 스트레스와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스트레스의 결이 다르다.
그리고 지금이 좀 더 막막하다.
하지만 해결방안은 언제나 똑같다. 연습하고, 배우고, 그리고 재밌어하기.
올해엔 동호회에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
이제 농구나 풋살도 도전해보려고 한다. 내가 평일 저녁에 무려 2시간씩 배구를 하면서 즐거워한다면 다른 구기 스포츠도 즐겨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결국 배구만한 게 없더라 하는 결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배구만 하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다 해보라는 코치님의 말을 또 잘 새겨들은 것도 있다. 다리를 움직이든 팔을 움직이든 몸을 좀 더 쓴다면 결과적으로는 내 몸을 좀 더 잘 컨트롤 할 수 있겠지.
참 내가 이럴줄이야 여자배구가 사람 하나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