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종호 Nov 07. 2023

방심을 되찾아라.

學問之道無他 求其放心而已矣

학문지도무타 구기방심이이의


-학문의 길은 다른 데 있지 않고 놓아 버린 그 마음을 찾는 데 있을 따름이다. - 고자 상(告子 上)



맹자는 생(生)과 의(義) 양자를 동시에 취할 수 없다면 후자를 선택하겠다고 말합니다. 사람에게는 목숨을 부지하는 것보다 더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고 죽음보다 더 싫어하는 것이 있는데, 자신은 의를 버리면서까지 구차하게 살지는 않겠다는 것이지요. 


친절한 맹자씨는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다음은 그의 말을 축약한 것입니다. 


"만일 밥 한 그릇과 국 한 사발을 얻어 먹으면 살고 그렇지 않으면 죽게 되는 경우라도 음식을 내주는 사람이 소리를 지르고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으며 집어던지면 받지 않을 것이며, 발로 차서 주면 거지라도 싫어할 것이다. 그런데 많은 녹봉은 따지지 않고 받는다. 전에는 차라리 굶어 죽을지언정 받지 않다가 이제는 호화로운 집을 짓고, 처첩을 부양하고, 친척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서 받는 것, 이를 본심을 잃었다고 한다(실기본심(失其本心))."


맹자는 닭과 개를 잃어 버리면 열심히 찾으면서 마음을 잃고도 찾을 줄 모르는 사람들을 보며 슬퍼합니다. 그에게 사람들의 모습은 의(義)라는 사람의 길에서 이탈하여 인(仁)이라는 사람의 마음을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맹자는 우리에게 어딘가에 놓아둔 채 망각하고 사는 본래의 마음을 회복하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진짜 공부라고. 그 마음을 되찾지 않고 하는 공부란 그저 누군가 발로 차서 주는 돈을 넙죽넙죽 더 잘 받아먹는 영혼 없는 거지가 되려는 것과 다름없다고. 

이전 14화 조건이 아니라 덕과 사귀어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