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좋아한다.
내가 자제력은 있는 인간임을 전제해 축복받았다 할 수 있는 유전으로 주당의 유전자 되겠다.
부친의 DNA다.
N년 전 퇴직한 아빠는 퇴근길 회식자리에서
끝까지 간다의 명예회원석을 놓치지 않는 k주당직장인이었다.
아빠 피셜, 새벽 4시에 귀가해도 다음날 지각이란 없다의 부심을 양복 안쪽주머니에 사직서와 더불어 깊이 간직하면서 30년의 현직을 살 수 있었노라고 했다.
이 말을 하는 아빠의 목소리엔 제법 힘이 들어가 있었는데 듣고 있던 엄마가 그게 본인에겐 30년 묵은 이혼유발사유였다 했다.
그러자 아빠의 목소리는 제 톤을 찾았다.
퇴직한 아버지들은 으레 이렇게 조신하다.
함께 있던 또다른 주당인인 나도 술 언급을 잠시 유보했다는 말 끄적이며..
또다른 TMI를 언급하자면 나는 머리숱이 적다.
역시 부친의 DNA다...흠.
중딩 때부터 그랬기에 노화에 따른 탈모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노화가 내 편인 것도 아니기에 노화대비는 해야 한다.
이런 숱적어인에게 중요한 영양제?성분이 있다.
바로 맥주효모!
한동안 비오틴과 맥주효모에 꽂혀서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자 혈안이었다.
이제는 맥주효모 성분이 안 들어간 샴푸를 찾기가 더 어려운 판인데
숱적어인의 머리숱은 그대로기에,
현존하는 영양제는 실은 거의 무용하다는 하버드대학 권위자의 말을 받아 들이기로 했다.
그러면서 못내 섭섭한 마음에 나는 다른 식의 의미를 부여하기로 했다.
맥주효모란 것이 말 그대로 해석을 하자면
맥주에서 나온 효모성분이라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맥주를 마시면서 나는 탈모방지를 하는 것이다?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는 모친의 목소리를 들은 것만 같다.
그러나 맥주효모 함유 탈모샴푸의 효능이나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나 실효성 없기로는 동급인 것 같아서
행복한 맥주예찬론자가 되기로 했다.
(참고로, 독일의 맥주공장노동자들의 머리숱이 풍성했다고 한다!)
-H마트에 켈X를 쟁이러 가면서
맥주탈모론자 윤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