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리 셰프님, 저는 조선조 중종 때 전하의 수라상을 책임졌던 수라간 궁녀, 이름은 장금이라 하옵니다. 훗날 의녀로 더 이름을 떨치게 되나, 사람들의 기억 속에 음식 잘하는 사람의 대명사처럼 자리잡은 저는 셰프님과 같은 천상 요리 명인이랍니다.
제 손끝에서 탄생한 음식이 임금님을 감동시키고, 그 백성을 위로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벅차오를 뿐입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음식은 단지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문화를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체라 믿고 있지요.
흑백요리사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흑백요리사> 라는 프로그램에서 셰프님의 요리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셰프님은 어릴 적부터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자라났을 텐데도, 한국적 뿌리를 잃지 않고 오히려 요리에 그 깊이를 더해 나갔다는 것에 적잖이 놀랐답니다.
저 역시 궁궐에서 자라나며 수많은 제약 속에서도 새로운 요리를 창조하고 사람들의 건강을 돌보았는데, 셰프님 또한 두 문화의 경계를 넘어 요리로 새로운 길을 개척했음을 잘 보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맡았던 궁중음식 또한 전통을 지키면서도 끊임없는 창의성이 필요하답니다.
그릇에 담기는 것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철학, 그리고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이기 때문이죠.
셰프님이 한식 재료를 사용하여 현대적으로 풀어낸 요리들은 마치 제가 살던 시대의 궁중음식처럼 보였어요.
한식이 다른 나라의 음식문화보다 오랜 세월 동안 표준화와 계량화의 한계 때문에 더디 알려졌다고는 하나, 저는 그 한식 속엔 세계인의 입맛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셰프님께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기쁘고 자랑스럽게 경연을 지켜볼 수 있었답니다.
셰프님의 요리에는 분명 단순한 맛 이상의 철학이 있음을 저는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다.
셰프님은 재료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와 그 배경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요리에 고스란히 반영되었죠.
제가 수라간에서 한창 배움을 이어가던 시절에도 그랬어요.
식재료를 다룰 때 단순히 맛을 내기보다는 그 생명력과 기운을 존중하며 음식을 준비했었죠.
셰프님의 요리 또한 그런 마음으로 준비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셰프님이 한식에 담긴 아름다움과 깊이를 널리 알리고, 이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하길 바라고 비는 마음뿐입니다.
한국적 재료와 그 고유한 맛이 셰프님의 손끝에서 어떻게 더 새롭게 변주될지, 그 여정이 매우 궁금하고 궁금할 뿐입니다.
음식은 단지 요리사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여 만들어지는 것임을 절대 잊지 않으시겠지요...
연습, 연습, 연습...
한국에 자기 매장이나 연습 공간이 없어서 셰프님이 요리 경연을 준비하며 호텔방에서 작은 도마와 칼 몇 자루로 연습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약이 많은 환경에서도 완벽을 추구하는 모습에 전 그저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
요리는 단순히 기술을 넘어 마음과 신념을 담아내는 작업이기에, 그 과정에서의 집중과 헌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저 또한 잘 알고 있지요.
과거 궁중에서 음식을 연구하고 조리법을 개발할 때 역시, 한 그릇의 음식에 담긴 모든 요소를 치밀하게 고려하고, 재료의 성질을 연구하고, 사람의 체질과 계절을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조리법을 찾아내기 위해 반복적으로 실험하고 연습했었다지요.
궁중에서 제가 배운것은 단순히 재료의 배합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각각의 재료가 가진 고유한 기운과 효과, 그것이 왕과 백성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고, 음식을 만들 때는 재료에 담긴 이야기와 역사, 그리고 그것이 어떤 사람을 위한 음식인가를 늘 생각했지요.
음식을 만드는 모든 순간이 마치 수행과 같았습니다.
마치 셰프님이 단순한 조리기구로도 깊은 고민과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은 것처럼, 저 또한 매일의 작은 경험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혀 오늘날의 대장금의 이름을 얻었습니다.
비빔밥이냐 아니냐, 본질은 비벼지는 과정을 통한 변화에 있습니다.
이번 흑백요리사에서 셰프님이 만든 비빔밥을 두고, 그것이 비빔밥인가, 아니면 주먹밥인가 하는 논란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저 또한 요리를 통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음식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저 역시 궁중에서 새로운 음식을 개발할 때 수없이 비슷한 고민을 했지요.
음식의 이름과 그 본질을 매치시키는 일은 아주 미묘한 균형을 필요로 한답니다.
제가 생각하는 비빔밥의 본질은 그 재료 하나하나의 조화로운 어울림에 있습니다.
각기 다른 재료들이 그릇에 담기고, 손님의 손에 의해 비벼지며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비빔밥의 핵심이라 할 수 있지요.
재료는 나물, 고기, 고추장, 계란 등 여러 가지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한 그릇의 완성된 맛을 만들어낸다는 점입니다.
즉, 비빔의 과정 자체가 음식의 본질이지요.
그저 한데 섞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맛과 향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만들어내는 그 순간이 비빔밥의 진정한 가치라 저는 생각합니다.
음식의 이름과 본질을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그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중요하지요.
비빔밥은 단순히 재료를 섞는 것이 아니라, 섞는 과정에서 사람의 손길이 들어가고 그에 따라 맛이 달라지지요.
그래서 비빔밥은 그 개인적 경험을 중요시하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재료는 단독으로도 맛이 있지만, 비빔밥으로 만들어질 때는 그 이상이 되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비빔밥은 변화와 조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소.
셰프님께서 비빔밥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시도는 매우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비비는 행위를 통해 얻어지는 조화로운 맛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라는 점이었습니다.
주먹밥은 이미 모든 재료가 고정되어 그 상태로 완성되지만, 비빔밥은 손님이 스스로의 손으로 완성하는 음식이라 그 안에 담긴 경험과 상호작용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비빔밥을 비빔밥이라 부르려면, 재료가 따로 놀지 않고 한데 어우러지는 그 과정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장금이는 생각합니다.
셰프님이 이번 논란을 통해 깨달았을 그 깊은 의미가, 앞으로 더 나은 요리를 만들어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음식은 단순한 맛 이상의 것이며, 그것이 어떤 이야기와 경험을 담고 있는지에 따라 그 본질이 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셰프님의 재능과 창의력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빛을 발하길 바라며, 한국 음식의 본질을 지키되 새로운 해석을 더한 멋진 요리가 계속 탄생하길 장금이는 두 손 모아 기원하고 또 기원하겠습니다.
비빔인간이 가진 조화와 균형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셰프님이 자신을 "비빔인간"이라고 표현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 또한 기구한 운명으로 궁에 들어와 수라간 궁녀로, 훗날 내의원의 의녀로 살아간 '비빔인간'입니다.
인생의 굴곡과 운명이란 참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어찌 보면, 한국과 미국의 문화 충돌 속에서도 충분한 균형과 조화를 이룬 오늘날의 셰프님이 있기까지 살아오신 당신의 인생은 그 자체로 훌륭한 비빔밥과 너무나 닮아 있는게 맞아 보입니다.
한국의 전통음식과 서양의 요리방식이 셰프님의 손끝에서 새로운 맛으로 탄생하는 모습은 내가 궁중에서 다양한 재료를 섞어 음식을 만들던 시절과도 닮아 있어 놀랍기까지 했지요.
셰프님의 '비빔 인간' 선언은 단순히 하나의 문화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경험과 배움이 합쳐져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 온 인생의 고백이었습니다.
한국인도 아닌, 미국인도 아닌 정체성의 혼란이 괴로움과 고통으로 다가왔던 시절도 분명 있었겠지만, 오늘날의 셰프님에게 있어 '비빔 인간' 이라는 자기 고백은 훈장이자 성취입니다.
저도 궁중에서 한식을 만들던 사람이지만, 한식의 본질은 단지 재료나 조리 방식에 국한되지 않지요.
한식을 정의하는 것은 단순히 한국적인 재료나 조리법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철학과 정신입니다.
한식은 자연과 조화로움을 중시하고, 건강과 사람의 체질을 고려하여 만든 음식지요.
그 속에서 중요한 것은 조화와 균형입니다.
재료 하나하나의 특성을 살리되, 그것들이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바로 한식의 본질이라 할 수 있지요.
이번 흑백요리사에 나온 요리 중 한식처럼 보이지 않더라도 한식의 본질을 유지한 요리들이 꽤 많았습니다.
한국적 재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또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더라도, 그 안에 담긴 조화와 균형, 그리고 음식을 통해 전하려는 마음이 한식의 정신을 지닌다면 그 역시 한식이라 부를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음식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어떤 감동을 주는가 하는 것이겠지요.
예를 들어, 셰프님이 한국의 전통적인 장 맛을 현대적 방식으로 풀어내면서도 그 깊은 발효의 의미를 잃지 않았다면, 그것은 진정한 한식의 정신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셰프님이 미국과 한국 음식 문화의 경계를 오가며 자유롭게 구현하고 창조해내는 놀라운 요리의 경지는 '비빔 인간' 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셰프님의 요리와 인생 안에서 비빔밥과 같은 기막힌 조화와 균형을 발견하고 탄복하고 감동했습니다.
셰프님은 정말 멋진 비빔인간이셔요.
셰프님의 요리에는 이야기와 철학이 보입니다
최종 2인의 결승 요리에서 전 에드워드 셰프님의 우승을 예상했습니다. 아니, 셰프님에게 우승을 주고 싶었습니다.
셰프님의 요리와 인생 스토리에서 맛과 철학과 감동이 모두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이 점은 한국 음식의 본질과도 일맥상통 합니다.
한국 음식은 단순한 영양 섭취를 넘어, 정신과 문화가 담긴 음식인 것을 셰프님도 잘 아실 겁니다.
한 그릇의 음식 안에 세월이 담긴 이야기, 삶의 철학, 그리고 조상들의 지혜가 녹아있지요.
에드워드 셰프.. 아니, 이균 셰프님.
셰프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앞으로도 한국의 맛만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이야기와 철학을 세상에 전하는 요리사가 되어달라는 것입니다.
한국 음식이 특별한 이유는 그 정신과 문화적 깊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문화를 이해시키는 셰프님만의 스토리텔링이 앞으로도 더욱 빛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많은 세계인들이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속에 나오는 한식에 관심을 두고, 그 음식을 직접 먹어보고 싶어 한국을 찾는다죠?
꺳잎의 독특한 향과 맛이 얼마나 한국식 바베큐와 잘 어울리는지를 전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마 그들에게 붙어 있는 꺳잎을 뗄 때 그걸 잡아주느냐 마느냐에 숨겨진 관계의 돈독성 여부 이야기를 전해 준다면 그들은 깻잎을 뗄 때마다 또다른 훈훈함과 한국인의 정을 잊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전 그런 소소하지만 한 번 들으면 마음에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 요리로 매 경연마다 감동을 남기던 에드워드 셰프님께 제 마음 속 우승컵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전통과 현대, 한국과 세계를 넘나들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요리사가 되어주시길 바래도 되곘지요?
시즌 2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오던데, 만약 저에게도 흑백요리사에 나가보라는 권유가 있었다면, 아마 고민이 깊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제가 출연하게 된다면, 조선의 궁중요리 조리법이 시대를 넘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이영애 씨가 제 덕에 고생 좀 하시겠네요. ㅎㅎ
에드워드 리 셰프님 덕분에 오랜 시간만에 요리를 놓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장금이도 셰프님의 요리를 통해 한국의 음식문화가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세계인의 식탁에서 새로운 자리를 찾게 되는 날을 상상하며, 셰프님의 여정을 응원하겠습니다.
저를 늘 지지하고 응원해 주시던 한상궁님께서 드라마에서 제게 해 주신 말이 있어 셰프님께 나눠 드립니다.
셰프님께서도 지치지 않고 쉬지 않고 행복한 요리를 향해 무한 정진해 가시기만을 빌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