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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웨이 Oct 20. 2021

 조도 현로(鳥道玄路)

- 이생 망 했는데도 길이 있나요-

이생 망..했는데도 길이 있나요?



한번도 보지못한  오래된    찻잔에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몇십년 묵은

 시커먼 차덩어리를 부수어서 아무런 설명없이 차 한 잔 드린다면 무슨 생각을 하실까?


- 아이고 ,찝찝해.이 찻잔 누가 마신건지..혹시 무덤에서 도굴한 건지..

어머 ,,그러면 시체옆에 있었던 거 아냐 ...깨끗이 씻기나 했나

저 찻잎 덩어리  깨끗한 창고에서 과연 보관 했을 까..-


찻잔사이에 낀 검정 때와 찻잎의 청결 상태 부터 살피시지 않을까

첨부터

-야.멋지다. 저 찻잔 색, 찻잔 선. 한번 만져봐도 되요?

아! 차 우린 색이 잘 익은 포도주 색깔이네요 -

이런 사람은 없다


익숙하지 않는 것,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은 누구나 공포와 두려움이다

 

내가 사는 집과 일터는 풍광이 아름답다고 알려진 호숫가이다.

   

 주차장에서는 안 보이다가 돌담길 모퉁이를 돌자마자

 갑자기 호수와 함께   등장하는  오래된 한옥 건물.

 이 드라마틱한   반전의  풍경   변화에  

방문한  손님들은  놀라고 감탄한다.

  


 “ 좋으시겠어요.부러워요 ”

 “ 이런 곳에 살면 근심 걱정 없으시겠어요”     


천만의 말씀..  

첨엔 저 아름다운 호수가 두려웠다  


도시에서 살던 곳이 학교 옆이었다.

늘 고등학생들의 왁자지껄과  함께 한 일상이

 갑자기  조용한 침묵의 호수풍경으로 바뀌며

깊이와  속내를 좀체 드러내지 않는 저놈의 호수가 행여 날 익사시킬까 두려웠다.

특히 얄쌍하고 처연한 신윤복 그림 속  여자 눈썹같은 초승달이라도

뜨는 밤이면 금방이라도 호수에 빨려 들어갈 것 같은 ...


          


그러다  어느해  극심한 가뭄으로  

호수..그 호수의  그 적나라한 밑바닥을 보게 되었는데


 아!!!  혼자 막장 공포 소설  썼던   뼈만 남은 죽은 동물 시체.

 범죄용 트렁크, 상상 속 괴물 ,, 등은 호수 바닥에 없었다.대신

수더분한 바위. 풀들 수몰되기 전 모습, 바로 옆 야산 모습이었고

 생각보다 깊지 않은 호수였다.          


내 두려움의 실체를 확인하고 깨달았다

공포라는 건 경험 안 한 낯선 것이 자기 눈 앞에 당도할 때

 마음이  그동안의 좁은 자기 경험 중  

가장 부정적인 상상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망상 아닐까 .       

              

우리의 이 공포 ,불안감도

마음의 길이 이제까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길을 가야하는 데서 오는 것 일 터.


                



앞으로  비대면의 길이 바꿀 일상은

우리가 한번도 경험 못한 새 길    아득한 안개 길이라

얼음 위에 떠 있는 발처럼 불안했으리라.

, 우리보다 앞서 고민하고 가보신  도인들이

 사람의 일반적 상식으로는 더 이상 해석이 안 되어  고민고민하다가

 전혀 차원이 다른 새의 길을 생각하고 이름 부친 게 조도현로 아닐까.  

        

‘조도 현로(鳥道玄路)는.
새의 길(鳥道) 이 허공 속에서 자유롭고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처럼
투명하게 가벼우나 아득하게 깊은 깨달음의 길을 말한다.     


이제까지 세상을 이끌어온 현실적이고 획일적인 밥그릇의 발상으로는 절대

 갈 수 없는  찻잔의 길이 조도현로이다 .

.

조주 스님이 길을 묻는 제자들에게 "차나 한잔 드시게"했다는

보여줄 수도 언어로도 말 할 수 없다는 그 찻잔의 길


나도 모른다. 누구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지금 우리 일상의 마음들이 그 길의 첫 단추이며 흐르다 보면

호수 바닥처럼 한번에 전체를 보게 될 수 있다는 믿음 뿐...




이생망 했는 데도 길이 있어요?

-있다. 두려움만 없애면  조도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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