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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국제업무지구는 새로운 업무권역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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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오랫동안 표류해 오던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개발을 재개하면서 ‘용산서울코어’라는 이름으로 개발 사업이 본격화된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고 28년 말까지 부지조성공사를 완료하는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개발 목표와 핵심 전략은 융복합 국제업무도시, 입체보행녹지도시, 스마트 에코도시, 동행감성도시의 콘셉트를 바탕으로 글로벌 Top5 도시로 견인하는 미래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를 조성한다는 것입니다. 전체 면적은 494,601제곱미터로, 평수로 환산하면 약 149,582평 정도입니다. 이는 여의도공원 면적의 2배를 조금 넘는 크기입니다.


도시개발구역의 면적을 보면 도로나 공원 등 기반시설이 약 40%이고, 나머지 60%는 복합용지로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 복합용지는 국제업무, 업무복합, 업무지원, 복합문화의 4개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업무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곳은 국제업무존과 업무복합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용산서울코어의 개발 계획을 살펴보고 새로운 업무권역으로서 어떻게 발전하면 좋을지 한 번 생각해 봤습니다.


업무 권역으로서의 색깔


용산은 서울 지도를 놓고 보면 여의도권역, 도심권역, 강남권역으로 모두 이동할 수 있는 중앙에 위치해 있습니다. 개발이 진행되면 독립적인 업무권역으로 성장하기보다는, 가까운 여의도권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물론 주변의 용산 전자랜드, 원효전자상가, 나진상가 등이 개발된다면 업무 영역이 더 확장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용산코어는 제시된 콘셉트를 보면 현시대 부동산 개발에서 상정할 수 있는 이상향이 모두 들어가 있는 모습입니다. 융복합 국제업무도시, 콤팩트시티, 스마트에코도시, 입체적 녹지, 서울형 LEED, 동행감성도시 등 다양한 고민의 흔적이 담긴 용어들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개발 청사진을 제시하는 단계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이러한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용산이 업무권역으로서 매력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업무시설을 사용할 수요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아직 부족해 보입니다. 앞으로 개발이 구체화되면서 용산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할 것입니다. 국제업무지구이기 때문에 반드시 외국계 회사만 들어와야 한다기보다는, 외국과 함께 일하는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클러스터링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국제업무지구로서의 인센티브


용산서울코어는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에서 흔히 등장하는 복합개발 콘셉트를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국제업무존에는 다국적기업 유치, 전시·컨벤션, 상업·문화시설이 주 기능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업무복합존은 ICT 기반의 미래 신산업 업무기능을 갖춘 공간으로, 디지털 기반 4차 산업 기업 유치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제업무존은 용적률 완화 등을 통해 고밀도 개발이 예정되어 있어, 100층에 가까운 초고층 업무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용산이 국제업무지구로 개발되어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업무시설을 실제 사용할 기업들의 입주 수요 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국제업무지구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현실적인 계획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큰 계획이 발표될 때면, 콘셉트는 화려해도 정작 기업을 유치할 실질적인 재정적 유인책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세금 감면이나 지원금 같은 제도가 현실적으로 마련되기 어렵기 때문에 ‘국제업무지구’나 ‘금융지구’로 지정해도 실익이 크지 않아 입주가 부진한 사례가 많습니다.


오히려 업종 제한을 두어 입주하고 싶어도 들어오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용산코어 역시 국제업무지구로서의 면모를 갖추려면 유치 가능한 업종의 폭을 넓히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용산서울코어의 업무시설 경쟁력


용산서울코어에 들어서는 업무시설은 초고층 빌딩 위주가 될 텐데, 이에 대한 경쟁력도 고민해야 합니다. 고밀도 개발은 효율적이지만 실제로 이를 사용할 기업들의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국제업무지구라는 명칭에 걸맞게 외국계 기업이 유입되고 활성화될 수 있으려면, 송도 국제업무지구 등의 사례를 참고하여 외국계 기업이 선호하는 조건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또한 초고층 업무시설에 대한 충분한 수요가 있을지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AI와 스마트 기술의 발달, 인구 감소로 인해 사무공간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초고층 오피스에 대한 선호도는 예전만 못합니다. 강남의 현대차 GBC가 층수를 낮춰 개발하려는 점, 잠실 롯데월드타워도 고층부 임대가 어려워 롯데물산이 직접 사용하고 있는 점을 보면 초고층 사무실의 임대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용산서울코어의 빌딩들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합니다. 초고층 빌딩은 공사비와 원가가 높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겠지만, 결국 주변 업무권역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임대료와 비용 구조가 갖춰져야 할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부동산 업계 종사자로서 이러한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이 다시 추진된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반갑습니다. 우리나라의 스카이라인을 바꿀 수 있는 랜드마크가 곳곳에 들어서는 것은 부동산 산업이 확장되고 발전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용산서울코어의 시작이 다소 침체되어 있던 부동산 개발 시장을 되살리는 기폭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최근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프로젝트리츠도 시행되면서, 용산서울코어가 개발사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용산서울코어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새로운 업무권역으로 잘 안착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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