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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지나기 전에 알아야 할 소중한 가치

by 엄태형 Mar 24. 2025



이제 지혜로운 입이 열린다. 늙고 초라한 노년의 내가 현재의 젊은 나에게 답한다. 지금 너에게 중요한 것, 그것은 지금의 나에겐 중요하지 않다. 지금의 너는 눈앞의 것들에 마음 쓰고 있다. 네 앞에 서 있는 자들과의 경쟁과 너의 젊음으로 교환한 화폐와, 타인의 시선과 체면과 평판, 하지만 그런 것들은 병상에 누워 남은 시간을 가늠하는 나에게는 조금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내가 못내 아쉬운 것은,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슬픔과 후회 속에서 안타까워하는 것은, 지금의 네가 하찮다고 느끼는 것들이다. 하찮은 이들. 가족, 친구, 나를 사랑해 주던 이들 나는 그때 그들을 돌보지 않았다. 왜 그때는 세상이 그렇게도 거대해 보였는지. 세상의 눈치를 보고 그들의 비위를 맞추는 동안, 나는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지 못했고, 그의 맑은 눈동자를 마주하지 못했다. 행운처럼 주어진 맑은 계절에 함께 걷지 못했고, 흐려지는 날이면 함께 울지 못했다. 나는 이제야 이렇게 생각한다.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잠시나마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다른 것이 아니라 아름답던 그의 얼굴을 보고, 그의 손을 잡고, 서로의 어깨에 기댈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채사장 -





우리는 살아가면서 인생의 가치가 바뀌는 것을 경험한다. 어릴 때 중요하게 여겼던 것들이 현재의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게 되고, 지금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도 노년에 이르러서는 의미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미래를 앞서 살아 볼 수 없으니, 우리는 종종 과거의 선택을 돌아보며 후회한다.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거라고 자책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돌아보면 소중한 가치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한결같은 부모님의 사랑, 친구의 따뜻한 격려, 나를 사랑하는 배우자, 항상 밝게 웃어주는 아이들, 모두 조용히 우리 곁을 지켜주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다만 우리가 당장 눈앞에 있는 일에 치여 미처 깨닫지 못할 뿐이다. 우리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며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만, 정작 소중한 가치는 그 과정에서 놓치기 일쑤다. 지금 당연한 것들이 그리움이 될 때, 그 후회는 어찌하려고 그럴까.


늘 곁에 있으리라는 착각은 위험하다. 결국 시간이 지나고 나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신이 우리를 가르칠 때 채찍을 들지않고 시간으로 벌주는 것’은 그만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될 때, 우리는 신의 가혹함을 원망할 수 있을까.


영원한 것은 없다. 신의 가혹함은 교훈이니, 과도한 성공에 메어 현재를 희생하지 말자. 지금 이 순간이 주는 가치는 시간의 유한함 속에서 더욱 빛난다. 우리가 원한 성공은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지, 삶 자체를 희생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조금 더 표현하고, 조금 더 감사하고, 조금만 더 사랑하자. 결국, 인생의 가장 소중한 것들은 우리가 가진 이 순간 안에 있다.


오늘은 지금 떠오르는 그 사람을 한번 안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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