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단단하게 만드는 법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으면,
나는 멍하니 하루를 시작할 때가 많았다.
머릿속에는 해야 할 목록이 줄지어 떠올랐지만,
머리만 바쁘고 복잡할 뿐, 손은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 상황을 피하려고 나는 멀티태스킹을 잘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메일을 확인하며 회의 자료를 만들고,
전화 통화를 하면서 메신저 답장을 보내고,
한 업무가 끝나기도 전에 다음 업무에 손을 대는 일도 흔했다.
그렇게 업무 리스트는 빠르게 줄어들었고,
하루가 끝나면 체크 표시가 여러 줄 그어져 있었다.
겉으로 보면 부지런하고 효율적인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늘 허전했다.
많은 일을 처리했는데도
‘오늘 제대로 한 게 있었나?’ 하는 공허한 질문이 따라붙었다.
어떤 일도 깊이 들어가지 못했고,
결국 겉핥기식으로만 지나가는 나를 볼 때면
스스로에게 서운함이 밀려왔다.
그러다 깨달았다.
하루를 꽉 채우는 것은
많은 일을 조금씩 하는 것이 아니라
단 한 가지를 깊이 해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날부터 나는 하루를 시작할 때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기 시작했다.
“오늘 하루를 마칠 때,
무엇을 하나라도 깊게 해냈다면 만족할까?”
그 질문에 답이 나오면,
그게 바로 그날의 집중 목표가 되었다.
그 외의 일들은 잠시 옆으로 밀어 두고,
그 한 가지를 끝낼 때까지 시간을 내어주었다.
물론 하루 동안 다른 일들이 끼어들기도 한다.
전화, 메시지, 갑작스러운 요청…
하지만 가능한 한 빨리 돌아왔다.
마치 나침반이 북쪽을 가리키듯,
내 하루의 초점을 다시 한 곳으로 모으는 연습을 했다.
이렇게 하다 보니,
하루의 에너지가 분산되지 않고 한 곳에 모였다.
속도는 예전보다 느려졌지만,
일의 깊이는 훨씬 깊어졌다.
그리고 하루가 끝날 때,
‘오늘은 제대로 했다’는 묵직한 성취감이
마음속에 단단히 남았다.
집중은 시간을 늘리는 기술이 아니다.
한정된 시간을 어디에 쓸지
명확히 선택하는 용기다.
마음이 복잡하고 할 일이 많다고 느껴지는 날일수록
목록을 줄이고, 목표를 하나로 좁혀보자.
그 한 가지를 깊이 해냈다면,
그날 하루는 이미 충분하다.
많은 일을 조금씩 하는 것보다,
단 한 가지를 깊이 해내는 것이
하루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