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열 번째, 열한 번째 , 열두 번째 롤
여행 마지막날은 별다른 일정이 없었다. 한국행 비행기가 12시 30분이라 일정을 정할 수도 없었다. 새벽 3시에 잠든 것도 한몫했다. 가지 못한 칭다오 맥주박물관을 가고 싶었지만, 9시에 일어난 우리는 전투력이 소실돼 있는 상황이었다.
또 전날 의문의 벌레에 물린 후 두통을 호소하는 중국 유학생 출신 친구 때문에라도 다른 일정을 소화할 수 없었다.
의문의 벌레에 물리고 두통을 호소하는 캡틴차이나.
중국 여행 중 우리의 모든 민원을 해결해줘서 우리가 붙여준 별명이다.
다만, 캡틴차이나라는 별명과 달리 마지막에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도 덕분에 우리 잘 놀았어.
아, 그리고 이날 중국 스타벅스의 특징을 발견했다. 전세계 모든 스타벅스는 금연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곳 스타벅스 야외 테이블에는 재털이가 놓여있었다. 실내에선 흡연이 어렵지만 밖에서는 가능한 것이다.
'스타벅스의 글로벌 정책도 중국에서는 예외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흡연정책은 의아했지만, 스타벅스 커피의 맛은 같았다. 반가운 맛. 해장하기 딱 좋았다
공항행 택시 타기 전. 집에 가자!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칭다오 도로에는 차선이 거의 다 지워져있다. 사실상 차선이 없는 상태에서 운전을 해야한다.
그래서인지 운전자 대부분이 '급' 끼어들기의 달인들이다. 택시타면서 사고날까봐 계속 노심초사해야 했다.
또 도로에서 클락션 소리가 줄을 잇는데, 운전자들은 대부분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냥 '내가 여기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수준인건가 싶었다.
여행 첫 날에는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칭다오 공항. 마지막날 돼서야 살펴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것이 국제공항다웠다. 다만, 공항 내 음식점에서도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랬다. 굳이 여기서도?
아쉬운대로 만두와 완자탕, 칭다오 맥주를 시켜 먹었다. 공항 음식점이라 그런지 평범했지만, 마지막 순간에도 중국을 느끼고 싶었다.
우리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김치찌개와 김치제육을 먹었다.
순식간에 밥을 두 공기나 먹고 행복한 포만감을 즐겼다.
한국인은 한국 음식을 먹어야...
캐논 AE-1 / AGFA VISTA 400 / Fuji Color C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