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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리 Jul 19. 2016

일본 오키나와 여행 - 첫 날

열세 번째, 열네 번째, 열다섯 번째 롤

일본 오키나와를 다녀왔다. 큰 고민 없이 오키나와를 여름 휴가지로 정했다. 멀지 않고 가격도 적당했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하와이'라는 별명이 주는 매력도 상당했다.

지인들에게 오키나와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하니 하나 같이 "여름 일본은 좀 힘들지 않아? 심지어 오키나와라니"라는 말을 했다.

걱정은 감사했지만, 오키나와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큰 상태여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가장 큰 걱정은 태풍이었다. 여행 출발 직전까지 긴장하게 만든 네파탁. 여행은 돈보단 날씨를 걱정하는게 맞다.

다행히 출발일에는 화창한 날씨가 나를 맞이했다.


1. 나하공항

인천에서 2시간가량 걸려 도착한 오키나와 나하공항.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숨막히는 더위와 끈적이는 습도가 나를 맞이했다.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평소 땀을 잘 흘리지 않는 편인데도 금세 등에 땀이 났다. 바람은 어찌나 많이 불던지, 무더운 여름 선풍기를 강풍으로 틀어놓고 앞에 있는 느낌이었다. 전혀 시원하진 않았다는 말이다.

사진은 국제선 바로 옆 국내선이다. 오밀조밀 모여있어 길 찾기 편했다.

나하시내로 이동할 수 있는 모노레일을 이용하려면 나하공항 국내선을 지나가야 한다.

나하공항의 첫인상은 삭막함이었다. 온통 흰색 건물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2. 모노레일 가는 길

모노레일로 가는 길. 한글과 영어가 곳곳에 명시되어 있어 길 찾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초점이 날라가서 자세히 보이지 않지만, 일본 청소년 야구단을 만났다. 정말 새까맣게 탄 얼굴을 보니 야구에 대한 열정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모노레일을 타고 가면서 도시 풍경을 구경했는데, 참 많은 경기장이 있었다. 야구장, 야외 검도장, 양궁장 등을 볼 수 있었다. 확실히 생활 스포츠가 잘 자리 잡은 나라다웠다. 부럽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3. 모노레일역 내 공중전화기

덩그러니 놓여있던 초록색 공중전화기.

괜히 느낌있어 보인다는 생각에 셔터를 눌렀다.

결과물도 꽤 아련해보이고 괜찮다.

내가 공중전화기를 찍으니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던 일본인들이 생각난다. 그들 입장에선 '이걸 왜 찍지' 싶었을 것이다.


4. 전철 손잡이와 광고판

오키나와 전철은 서울과 경기도에 운행 중인 전철과 비교했을 때 매우 작다. 경전철 쯤을 생각하면 맞을 것이다.

알록달록한 내부가 신기하게 느껴졌다. 나하공항은 흰색으로 뒤덮여 있었는데, 전철 안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눈에 잘 들어오는 원색으로 구성된 광고들이 많았다. 광고가 도심의 모습을 좌지우지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5.  국제거리

국제거리는 오키나와의 번화가다.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 쯤 되는 곳이다. 음식점도 많도, 쇼핑할 상점도 많다. 오키나와 관광객에게 첫 날은 국제거리에서 시간을 보내길 추천한다. 남은 여행을 위한 준비운동을 하기 딱 좋은 곳.

첫 날은 국제거리 초입에 있는 류보백화점을 들렸다. 무인양품과 프랑프랑 등이 우리나라 보다 저렴하다는 말에 바로 달려갔다. 생각과 달리 구미를 당기는 물건이 없어 몇 개만 구입했다.


6. 호텔 체크인 하러 가는 길

호텔 체크인하러 가는 길에 도심에 흐르는 개천을 만났다. 전체적으로 일본의 시내는 깨끗했다.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였으니.

개천도 상당히 맑은 편이었다. 아니다. 우리 동네 개천과 비교하면...


7. 국제거리 공연

오키나와 쇼핑명소인 돈키호테 근처에서는 일본의 마술사, 차력사 등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재밌는 구경.


8. 국제거리 포장마차촌

국제거리 포장마차촌. 오키나와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폭발 직전까지 끌어올려준 곳이다. 내가 딱 상상하던, 기대했던 모습의 일본 술집들.

포장마차촌에 들어서는 순간 과하게 취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여건만 됐다면 매일 밤 들리고 싶었다.

안주도 훌륭했고, 술도 맛있었다. 분위기가 술맛을 좌우하는 밥이니 그럴 수 밖에.

18개 정도의 술집들이 모여있다. 각 술집마다 주력으로 삼는 메뉴들이 달라서 모든 술집을 돌아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술을 못하는 분들이라도 꼭 가서 분위기를 느끼고 오길 바란다.


9. 심야식당

일본의 드라마 '심야식당'과 구조가 똑같은 술집. 다만 내부가 조금 좁았다.

내가 이곳에서 술 마실 때는 동남아에서 온 가족과 일본인 한 명, 그리고 우리 일행이 있었다. 제대로 대화는 안통했지만 주방장, 손님들과 영어를 섞어가며 이야기를 나눴다. 낭만적이었다. 꼬치구이가 주력 메뉴였다. 맛은 그저 그랬다.


10. 전등

일본에서는 전등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거리에도 전등이 있고 음식점, 술집 내부에도 전등이 달려있다. 전등은 꽤 멋진 분위기를 연출한다.

실내를 멋지게 꾸미고 싶다면 간접 조명을 이용하라는 조언을 들은 적 있다. 일본의 밤이 아름다운 이유는 전등이라는 간접 조명 덕일 것이다.

분위기에 취해 맥주를 마시고, 사케를 마셨다. 우리나라의 3분의 1 가격인 하이볼도 수 잔을 들이켰다.

그러던 중 비가 내렸다. 낭만적인 분위기에 화룡점정을 찍는 비. 꽤 많은 양이 내렸는데, 몸의 열기를 식혀주기 충분했다. 세차게 내리는 비와 바닥이 만나는 소리에 집중하다보니 어느새 술잔을 비워버렸다.


11. 숙소로 돌아가는 길

새벽 1시 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진 좀 잘 찍어주지!


캐논 AE-1 / KODAK UltraMax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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