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둑 비
후두둑 비가 내렸다.
꼭 봄비처럼 겨울의 스산함이 사라진 온기있는 비였다. 그 동안의 메마름은 비가 오지 않아서 였는지도 모른다. 내내 대책없는 기대와 끝도 없는 기다림이 오늘 이 비를 뿌렸을지도 모른다.
정보가 부족했다고 그래서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후회하기에는 나는 너무 나이가 들었다. 순응해야 하는 것들에 쉽게 인정하고마는 유약하고 나이든 여자였을 뿐이었다.
사람들의 진정어린 충고는 늘 고맙다.
언제나 그렇듯, 때 아닌 비를 만났을 때 혼자가 아님이 참 감사하다.
이런 젠장. 난 정말 운이 없구나.
하지만 또 살길을 도모하고 악조건을 헤쳐나가며 나이에 나이를 얹으며 이 길을 걷겠지.
자신은 없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하다보면 이 비가 또 향기로운 꽃길 만들어줄거라고. 하늘 한 번, 불빛 한 번 바라보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지가지 위로에 위안삼으며 다시 또 조그맣게 외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