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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바로 지금, 우리 동네가 들썩인 날

버드내공원이 웃음으로 물들다. '청바지 & 끼 축제'

by 작가의식탁 이효진

지난 8일, 아침부터 아들이 청바지를 찾았다.


"오늘 청바지 축제야!"


집 바로 옆 버드내공원에서 열린다는 말에, 청바지를 꺼내 입고 신나게 나갔다. 잠시 후 집안 가득 음악 소리가 퍼졌다. 그 소리에 남편이 반응했다.


"우리도 가보자!"


"잠깐, 청바지 입고 가야지."


아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청바지를 입고 남편과 함께 축제 현장으로 향했다. '청바지'는 '청춘은 바로 지금'의 줄임말이다. 그 말이 괜히 마음에 와 닿는다.


IE003546055_STD.jpg 청바지 축제 현장

전남 순천시 해룡면 버드내공원에서는 '청바지&청소년 끼축제'가 한창이었다. 공원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고, 무대 위에는 청소년 밴드들이 올라 멋진 연주와 노래를 선보였다. 관객들의 손뼉과 환호가 이어지며 축제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환경을 생각한 축제


무대 공간 외에도 따로 다양한 체험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업사이클링 지갑 만들기, 풍선 아트, 과녁 맞추기, 곤충 놀이터 등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이 한가득이었다. 지역 상인들은 모처럼 북적이는 공원에서 치킨이며 먹거리를 파느라 분주했다. 체험 부스마다 웃음소리가 터졌고 오랜만에 동네가 하나로 모인 듯 활기가 넘쳤다.


이 축제가 더 눈길을 끈 건 환경을 생각하는 축제라는 점이었다. 다 쓴 광고에 쓰였던 플렉스 천으로 지갑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체험, 텀블러를 가져오면 음료를 담아주는 마음 따뜻한 차 나눔,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행사' 안내까지.


환경과 함께하는 축제의 의미가 곳곳에 스며 있었다. 축제장이라 쓰레기가 많이 생길 법도 했지만, 분리배출 안내문과 곳곳에 쓰레기통이 마련되어 있었고, 여기에 더해 쓰레기를 줍는 사람에게 상품을 주는 이벤트까지 진행되었다. 참여자들의 손길이 이어지며 공원은 깔끔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IE003546056_STD.jpg 청바지 축제가 더 눈길을 끈 건 환경축제라는 점이다.

그 밖에도 마사지 체험, 야광 팔찌, 청춘 네 컷, 공차기 놀이 공간 등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했다. 어린 자녀의 손을 꼭 잡고 나온 부모들. 모처럼 가족 모두가 함께 웃고 뛰노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음악이 흐르고 웃음이 번지고 버드내공원은 오랜만에 들썩였다.


'청춘은 바로 지금, 너의 청춘을 응원해!'라는 문구가 적힌 나를 위한 응원 메시지 공간도 만나볼 수 있었다. 어떤 글귀들이 적혀 있을까 다가가 보니 '수능 5일 남음 파이팅!' '대학 붙자!' '친구야, 우정 영원하자' '나는 최강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 등 청소년들의 활기찬 문장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실감하며, 그들의 간절함과 에너지가 전해졌다.


청소년의 끼와 에너지를 마음껏 펼치는 축제 마당. 하지만 '청춘'은 그들만의 단어가 아니었다. 무대 주변에는 마을 주민자치회 사람들, 청년회, 부모와 어린 자녀, 동네 상인들까지. 모두가 함께 웃고 즐기며 청춘의 한 가운데 서 있었다.


'청춘은 바로 지금'. 오늘 이곳에 모인 모두가 그 말의 주인공이었다. 나도 그들 모두의 청춘을 응원해 본다.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 응원).jpg '청춘은 바로 지금! 너의 꿈을 응원해!' 나를 위한 응원 메시지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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