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플랫폼이 무엇인가? (모델링 변외편ㅣ초기 네트워크효과 촉진
오랜만에 플랫폼 모델링에 대해 글을 쓰네요. 연재하고 있는 글의 순서로 볼 땐 '훅모델에 대한 남은 글'들을 쓰는 차례이지만, 오늘은 '번외편'으로 일전에 쓴 '3가지만 있으면 플랫폼이 만들어진다'에 대한 보충 내용을 써볼까 합니다.
저도 공부를 하고 있는 입장이라 새롭게 깨닫고 느끼게 되는 것들이 많아, 이렇게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다 번외편으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 관련된 의견이나 생각들이 있으면 편하게 공유해 주세요.
일전에 플랫폼 모델링을 위해서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 3가지만 있으면 플랫폼이 만들어진다?! : https://brunch.co.kr/@bellrings/12 )
교차보조도구(Trigger), 양면시장(Subsidized Target, Subsidizing Target), 가격 (Pricing) 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세 가지가 충족되면 교차네트워크라는 것이 발생하고, 이 때 비로소 '플랫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이 세 가지가 기억이 나지 않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교차보조도구는 사람들이 우리 플랫폼을 사용할 만한 이유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양면시장은 둘 이상의 서로 다른 그룹의 사용자의 거래를 중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양면시장의 고객군은 반드시 혜택을 제공하는 이와 제공받는 이로 나뉘게 됩니다. 프라이싱은 양면시장에 존재하는 고객그룹간의 거래 중재를 플랫폼이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함으로써 가격 차별화를 통한 수익 창출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프라이싱을 잘못 설계하면 트래픽은 끌어모아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실패한 플랫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것만으로 충분할까요 ? 정말 이 세가지만 있으면 우리가 그토록 꿈꾸던 원피스와 같은 플랫폼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 제 의견으로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입니다.
'세 가지만 있으면 플랫폼이 된다'라는 명제는 분명 맞는 말이지만, 초기 플랫폼에게 이 세가지를 갖추기란 사실 쉽지 않습니다. 세 가지를 갖춰 놓더라도, 플랫폼내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플랫폼 모델링 3요소를 갖춰도 실패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고객에게 알려지지 않아서, 플랫폼내 교차보조도구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학습이 안되어서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말이죠.
플랫폼을 설계하는 플랫포머는 이미 머릿속에 이 세 가지로 구성된 플랫폼 형태와 비전을 이미 모두 그려 놓고, 만들어 낸 후, 자위하고 확신했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알아서 플랫폼이 돌아가겠지'라고. 이 똑똑한 플랫포머는 기본요건을 충족한 플랫폼의 모습 뿐만 아니라, 추후 어떻게 스케일업해야 할지 장기적인 플랫폼의 확장전략까지 그려 놓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플랫폼의 형태를 갖추더라도 내가 생각하는 방향대로 거래가 일어나거나 네트워크 효과가 일어나지 않으면, 그저 그림이고, 꿈일 뿐입니다. 저는 그렇게 사라져간 플랫폼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사라진 플랫폼중에 일부는 인류에 거대한 기여를 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플랫폼 초기에 네트워크 효과가 일어나지 않아, 결국 좋은 그림은 만들어졌는데 빛을 보지 못해 사장되기도 했겠죠. 그렇게 사라져간 인류의 위대한 예술가나 작품들처럼.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플랫폼의 형태를 구축하고서도 네트워크 효과가 일어나지 않으면, 플랫포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여전히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플랫폼 3요소를 구축하고 그저 네트워크 효과가 일어나게 지켜본다'의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신 '네트워크 효과가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전략'을 구축해야만 합니다.
먼저 네트워크 효과에 대해 살펴봅니다. 네트워크 효과는 양면시장내 고객그룹간의 연결망을 통해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네트워크효과는 네트워크가 크면 클 수록,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가져다 주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화기 100대가 있으면 가능한 연결개수가 200개가 아니라, 2950개가 되는 것과 마찬 가지이죠.
마케팅, 입소문, 브랜딩, 가격 등으로 플랫폼의 유입량을 늘리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네트워크 효과는 양면 시장내 그룹간 거래와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일이며, 이를 통해 초과 가치를 가져다 주는 것이기에, 단순히 트래픽 문제로 해결되는 일이 아닙니다. 네트워크 효과를 구축한다는 의미는 트래픽을 끌어오기 위한 고민보다는, 플랫포머인 우리가 플랫폼내 고객들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많이 하고, 어떻게 네트워크 효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객 스스로 상호작용을 통해 초과가치를 경험하고, 그 경험에 만족해야만, Lock -in 으로 이어지고, 입소문을 내고, 또 다시 네트워크가 커지면서 더 큰 시너지로 발전하며 '플랫폼의 실질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기 네트워크 효과 촉진방법
01. 가치단위 (교차보조도구)가 촉진될 수 있도록 유도
네트워크 효과를 촉진하는 첫 번째 방법은 가치 단위 생산이 촉진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입니디.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의 경우, '가치단위'는 Feed에 '유저들이 사진을 업로드하는 것'입니다. 초기 인스타그램이 인기있었던 이유는 교차보조도구로서 사진 필터기능을 제공하는 것이었고, 이로 인해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유입시킬 수 있었죠. 하지만 인스타그램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진 필터기능뿐만 아니라, 가치 단위 생산이 확산될 수 있도록 유도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해쉬태그와 이미지 편집도구입니다. 해쉬태그와 이미지 편집도구 덕분에, 사람들은 더 많이 본인의 사진과 이야기를 인스타그램에 공유했습니다.
또 다른 예시로 우리나라의 서비스 '오늘의 집'을 들고 싶습니다. 오늘의 집 몸값은 어느새 8000억 가치를 인정받게 된 유니콘 스타트업이 되었습니다.
기업가치를 방증하듯, 작년 770억원 투자 유치를 하기도 했죠. 스타트업을 하는 입장에서 엄청난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집은 어떻게 성공가도에 오를 수 있었을까요 ? 단순히 셀프 인테리어 리뷰 플랫폼을 잘 붙여서 ? 리뷰에서 커머스로 전환시키는 유저 저니가 자연스럽게 설계되어서 ? 당연히 모두 맞는 말이지만, 무엇보다 지금의 플랫폼에서 유의미한 네트워크효과가 일어나기전에 초기 네트워크 효과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집에서 가장 큰 핵심은 고객들이 직접 올리는 '인테리어 리뷰 사진'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집이 지금의 시가총액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연유는 커머스와 자연스레 연결되는 '사진 속 상품 태그'기능때문입니다.
유저가 직접 올린 자기집의 인테리어 사진과 글들을 보면, (+) 버튼이 가구마다 태깅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태깅을 클릭하면 셀프인테리어 사진을 올린 유저가 어떤 제품을 구매했는지 보이고, 바로 구매를 할 수도 있죠.
소품에 태깅(tagging)된 다양한 제품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 오늘의 집에 방문하는 고객들의 큰 유인책이었던 것입니다.
고객들이 나와 같은 일반인의 실제 집 인테리어 사진을 보면, '어라 ? 너무 머있는데 ? 나도 할 수 있겠는데 ?'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진에 태깅되어 있는 가구들을 하나하나 클릭하면서 우리집에 이런 제품을 사면 이런 느낌이 되겠구나라고 상상하며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듯 사진 태그기능이야 말로, '셀프 인테리어 사진'업로드라는 오늘의 집의 가치단위가 확산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초기 네트워크 효과 촉진방법
02 양면시장에서 가치단위를 누가 만들어내는지 파악하고, 그 사람들을 모으기
플랫폼에서 양면시장의 서로 다른 고객 그룹중, 누구를 유입시킬 것인가는 닭과 달걀의 문제처럼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되기 위해서는 두 그룹 모두 플랫폼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확률이 높은 쪽에 베팅해야 합니다. 플랫폼의 양면 시장에는 반드시 가치단위를 생산하는 고객그룹군이 존재합니다. 결국 플랫폼 입장에서 유의미한 고객그룹은 모두 필요하지만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가치단위를 생산하는 고객그룹군이 우선순위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치단위를 생산하는 고객그룹을 어떻게 우리 플랫폼으로 끌어올 수 있을까요 ?
1) 그들에게 필요한 보상을 플랫폼이 제공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성공한 플랫폼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초기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켰습니다.
먼저 페이팔은 신규회원 가입시 10달러 제공하고, 추천한 고객에게도 10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초기 트래픽을 모았습니다. 페이팔의 고객그룹은 이베이와 같은 페이팔을 결제수단으로 삽입해주는 커머스 플랫폼이 었고, 다른 고객그룹군은 쇼핑시 페이팔을 통해 결제하는 쇼핑객들이었는데, 페이팔의 가치단위는 '간편결제라는 행위'이기에, 가치 단위 생산자를 쇼핑몰 고객으로 보았던 것이죠. 그래서 페이팔은 막대한 프로모션 비용이 들더라도, 고객유치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페이팔의 맛?을 알아버린 고객들이 다른 쇼핑몰에서도 결제시 페이팔 기능을 요구하자, 쇼핑몰들은 어쩔 수 없이 자사몰에 페이팔을 도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인센티브로 풀마케팅을 하는 경우 유의해야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플랫폼이 설계한 교차보조도구가 고객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해야만 합니다. 페이팔이 전에 경험하지 못한 아주 편리하고 간단한 결제 프로세스를 제공했기에, 프로모션 비용이 비용을 쓴거에 그치지 않게 실질적인 고객들의 Lock in으로 이어진거죠.
또 다른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플레이 스토어를 런칭할 때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애플의 App store 플랫폼과 경쟁해야 했습니다. 구글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10개의 카테고리별 최고의 앱을 개발한 개발자들에게 500만달러의 상금을 주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구글 입장에서 '가치단위'는 '앱'이었고, 이를 생산하는 고객그룹이 '앱 개발자'로 봤던 것이죠.
위에서 언급한 오늘의 집 또한 가치단위를 생산하는 유저들의 마음을 잘 파악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보상을 효과적으로 제공한 사례입니다. 기본적으로 오늘의 집의 양면시장을 나누자면 리뷰사진을 올리는 사람, 리뷰를 보는 사람, 그리고 커머스에서 제품을 파는 서드 파티, 광고 업체 이렇게 구분되는 4가지 그룹의 유저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집의 가치단위는 아무래도 '인테리어 리뷰 사진'이라고 할 수 있죠. 결국 가치단위를 생산하는 고객은 바로 리뷰사진을 올리는 유저입니다. 오늘의 집은 이 유저들이 더 사진과 리뷰를 활발하게 업로드 수 있도록,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인정 욕구'를 채워주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오늘의 집에 들어가면 홈화면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커머스 사이트'와는 많이 다릅니다. 가장 메인 화면이 고객들이 스스로 올린 셀프 인테리어 리뷰 콘텐츠죠. 스크롤을 조금 내려봐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들이 직접 인테리어 리뷰를 올린 오늘의 인기 사진, 오늘의 스토리가 노출됩니다. 해당 영역에서는 오늘의 집 알고리즘을 통해 베스트 게시물이 필터되어 노출될 확률이 높습니다.
인테리어 리뷰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은 자신이 올린 게시물이 오늘의 집 메인 홈에 노출되는 것,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게시물을 보고, 좋아요를 눌러주고, 댓글을 달아주고, 스크랩하고, 자신의 집처럼 꾸미려고 하는 모습들을 보며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리뷰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들은 더 글을 정성스럽게 잘 작성하여 메인에 노출되려고 애쓰게 되는 것이죠. 오늘의 집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커뮤니티 비즈니스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가장 큰 보상은 '인정 욕구'라고 생각합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의 좋아요 기능, 그리고 쿼라와 마할로 달러의 경쟁에서 왜 쿼라가 이겼는지 살펴보면 자명하죠.
플랫폼을 준비하거나, 빌딩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분명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플랫폼에서 가치단위는 무엇이고, 그 가치단위를 생산하는 유저는 누구인가요 ? 그 고객들에게 어떤 보상을 주어야 유입될 수 있을까요 ?
2) 초기 네트워크 효과 촉진을 위해 플랫포머가 직접 발로 뛰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QnA 플랫폼 쿼라입니다. 쿼라는 익명의 사람들이 질문을 남기고, 답변을 다는 플랫폼입니다. 쿼라가 성공한 이유는 이러한 플랫폼을 단순히 만들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쿼라는 그림만 그려놓고, 넋놓고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초기 QnA 게시가 활성화되지 않자, 쿼라 편집자들은 본인들이 직접 나서서 직접 질문을 올리고 답변을 달았습니다. 어느정도 유저들에 의해 충분한 QnA가 업로드되기 전까지 말이죠.
에어비앤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에어비앤비는 7년 동안 굉장히 어려웠던 스타트업입니다. 호스트들이 자신의 집을 업로드하는 빈도와 양도 굉장히 적었죠. 에어비앤비 경영진들은 이 긴 시간동안을 참고 견디며, 포기하지 않고, 충분한 호스트의 집이 올라올 수 있도록 영업을 하였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혹시 플랫폼을 만들어놓고, 자동으로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고 있겠죠? 지금 우리가 플랫포머로서 우리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해 직접 할 수 있는 무엇일까요 ? 얼마나 오랫동안 그 작업을 해야할까요.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린다면 당신은 포기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요 ?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3) 가치단위 생산이라는 행동이 쉽도록 설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서 가치단위 생산을 위한 행동은 '자신의 일상 사진 업로드'이고, 우버에서는 '우버차량을 호출'하는 형태일 것입니다. 성공한 플랫폼들은 모두 가치단위가 생산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저들의 '행동'이 쉽도록 설계하였습니다.
페이팔의 가치단위는 위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간편결제'라는 행위입니다. 이 행동을 하는 고개들 입장에서는 간편결제 과정 자체가 쉬워야 계속 솔루션을 사용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페이팔은 본인들의 솔루션을 쓰기 위해 고객에게 요청하는 것이 딱 두가지 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메일주소와 신용카드 한장이죠. 과거의 공인인증서와 같은 결제과정에서 우리가 입력했던 인풋 데이터를 생각해보면 혁신적으로 '쉽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의 집 또한 유저 입장에서 본인의 셀프인테리어 사진을 올리는 행위가 굉장히 쉽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사진을 첨부하고, 사진에 있는 각 가구를 클릭하여, 현재 오늘의 집에서 팔고 있는 상품을 태그하면 끝인 간단한 프로세스죠.
우리는 계속 고민해 봐야 합니다.
혹시 우리들의 플랫폼의 가치단위를 유저들이 생산하는데 '장벽'은 없을지(심리적 장벽이든, 시간이나 금전적 장벽이든) , 혹은 장벽을 낮추고 더 쉽게 행동할 수 있는 요인이 있진 않을지를 말이죠.
초기 네트워크 효과 촉진방법
03. 외부네트워크 효과 활용하기
플랫폼 초기에는 아무래도 인지도가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 외부 네트워크(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인스타그램은 초기 잠재고객에게 플랫폼을 알릴 수 있도록 페이스북에 인스타그램 업로드 게시물을 공유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마치 지금의 틱톡 유저들이 틱톡 콘텐츠를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했던 것처럼요.
유튜브는 왜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 사실 유튜브는 퍼스트 무버가 아닙니다. 패스트 팔로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1등을 차지할 수 있었던 연유는 바로 '임베디드링크' 기능 때문이었습니다. 이 기능을 통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유튜브 재생이 가능하게 되었고, 결국 이를 통해 생산자가 유튜브의 마케터가 되어 다른 소비자들을 끌어오게 했죠.
링크드인은 초기 엔지니어를 동원하여 마이크로스프트 아웃룩과 통합하였던 게, 지금의 링크드인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에어비앤비 사례는 너무나 유명하여 대부분의 분들이 알고 계실 것 같은데, 에어비앤비는 호스트가 버튼 클릭 하나로 똑같은 콘텐츠를 크레이그 리스트에도 업로드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자연스레 크레이그리스트 유저들은 에이버앤비의 존재를 알게 되고, 유입되게 되었습니다.
오픈테이블은 레스토랑 예약을 할 수 있는 글로벌 서비스입니다. 오픈테이블은 자동 바이럴을 위해 손님들이 예약시, 이메일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함께 식당에서 시간을 보낼 동료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리멤버라는 명함앱을 쓰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리멤버는 자신의 명함, 혹은 내가 리멤버에 저장한 다른 이들의 명함정보를 카카오톡으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리멤버를 쓰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카톡을 통해 전달받은 명함이 리멤버라면, 브랜드를 우선 인지하게 되고, 추후에 유저로서 사용하게 될 확률도 높아지는 셈입니다.
외부네트워크 효과를 플랫폼 내에 탑재하는 것은 '공짜로 마케팅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초기 플랫폼입장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우리가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은 외부네트워크 효과가 입소문 바이럴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 둘은 명백히 다릅니다. 입소문은 고객의 입에서 입으로 직접 전파되는 것이라면, 외부네트워크 효과는 고객들이 직접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거나 플랫폼을 알리는 행위는 아닙니다. 그저 플랫폼의 의도된(?) 설계에 기반해 간접적으로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방법입니다.
지금까지 초기 플랫폼에서 네트워크 효과를 촉진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처음 말씀드렸다시피 플랫폼은 교차보조도구, 프라이싱, 양명시장 이 세 가지가 충족되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교차보조도구, 프라이싱, 양면시장을 설계하는게 기본이고, 먼저입니다. 아무리 초기 네트워크 효과를 촉진하기 위한 활동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교차보조도구가 사람들의 니즈가 아니거나, 양면시장의 고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거나, 프라이싱이 잘못 설계되어 매출을 내지 못하는 플랫폼은 망하고 말테니까요. 하지만 이 세가지를 아주 잘 빌딩했다고 해도, 플랫폼의 초기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 또한 플랫폼의 자멸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플랫포머는 이 세가지로 구축된 플랫폼 내에서 네트워크효과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는 전략은 반드시 고민해야 합니다. 저는 그 방법으로 세 가지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01 가치단위 (교차보조도구)가 촉진될 수 있도록 유도
02 양면시장에서 가치단위를 누가 만들어내는지 파악하고, 그 사람들을 모으기
03 외부네트워크 효과 활용하기
부디 플랫폼을 만드시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외에 다른 방법들도 분명 많을 것 같습니다. 혹시 알고 계시는 MECE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쓰며 느낀 점을 쓰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저는 '초기 네트워크 효과 촉진'이라는 워딩에서 묘하게 큰 괴리를 느꼈습니다. 말이 초기지 사실은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다 보면, 그늘에 가려져 있는 플랫폼이 빛을 보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도 있음을, 그 또한 보장할 수 없음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에어비앤비가 지금의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7년이 걸렸습니다. 위에서 많은 사례로 소개한 우리나라의 오늘의 집은 어떨까요. 똑같이 7년이 걸렸습니다.
Q. 사업 초기 우여곡절은 없었나.
A. 초반에는 사용자가 아닌 전문가들이 콘텐트를 올렸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이 멋지고 아름다운 공간을 올렸는데, 많은 사람이 따라 하기엔 너무 어려운 인테리어였다. 소비자들은 오히려 자신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공감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깨달으며 차츰 고쳐나갔다.
사람들이 지금처럼 사진을 올리게 만드는 데 7년이 걸렸다. 반대로 말하면 처음엔 아무도 올려주지 않았다. 우리 서비스는 자신의 공간을 사진으로 공유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집중해왔다. 특히 개인 공간에 놓인 가구들이나 소품에 태깅(tagging)된 다양한 제품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도 유인책이 된 것 같다.
카카오톡은 처음부터 '지금의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냈었을까요 ?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의 BM을 붙이기까지 많은 실패와 좌절이 있었죠. 더군다나 김범수 창업자는 네이버에서 다년간 플랫폼 리딩 경험을 쌓고, 카카오톡을 창업했습니다. 네이버는 어떨까요 ? 여러번 망할 뻔 했습니다. 수많은 위기를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에 이르게 됐죠.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플랫폼이 초기에 워킹하기까지 자체가 '엄청난 고통과 인고의 시간'이 수반될 수 밖에 없음을, 플랫폼성공의 페이오프임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미 궤도에 오른 네트워크효과가 발생되고 있고, 스케일업 해 나가고 있는 플랫폼들과 그 플랫폼을 만들어낸 사람들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플랫폼을 꿈꾸는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자문해 봐야 합니다. 우리는 과연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나 ? 능력이 없다면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나 ? 무엇보다도 우리는 이런 긴 시간과 고통을 견뎌낼 수 있는 자질인 GRIT (근기)를 갖추고 있는가.
플랫폼을 통한 엄청난 성공과 부, 그리고 명예는 그냥 하루 아침에, 우연히 탄생하거나 따라오는 것이 아니며,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자의, 플랫포머의 근기가 받쳐줘야 한다고 믿습니다. 플랫폼을 꿈꾸고,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든 플랫포머를 응원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신 분들이라면 관심을 갖고 계실 것 같아, 소식 하나 전하겠습니다 ! :)
▶ 플랫폼 독서토론클럽
제가 운영하는 인사이터에서 플랫폼 독서토론을 진행합니다. 저는 계속해서 플랫폼을 공부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혼자 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플랫폼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거나 직접 플랫폼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분들과 플랫폼 도서들을 읽고 토론하고 싶습니다 :) 관심있는 분들은 함께 해요 !
▶ 앞으로의 플랫폼 이야기
브런치에도 글을 쓰고 있지만, 더 빨리 글을 받아보고 싶으신 분들은 '메일리'를 구독해 주시면, 글 작성시 메일로 알림받으실 수 있습니다 :)
https://maily.so/platform
저는 지금 직장인 & 창업가들의
비즈니스 토론 클럽 인사이터에서 대표직을 맡고 있습니다.
저는 호기심이 많고,
익숙지 않은 다양한 관점과 생각들을 공부하고 듣는 것을 좋아하며,
그로 인해 얻는 새로운 영감에 희열을 느낍니다.
저는 이를 성장이라 정의하며,
이 성장은 '배움'과 '사람'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어찌보면 현재 인사이터 서비스를 만들게 된 연유이기도 합니다.
인사이터는 제게 더 많은 직장인&창업가들과 만나고,
그들의 전문적인 이야기와 낯선 지식을 쉐어함으로써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관심사는
#성장,#교육,#IT,#PBL,#커뮤니티,#기획,#플랫폼모델링,#스타트업,#창업,#문화,#예술 입니다.
유사한 관심사를 가진 분들과 서로 영감을 얻고 협업하며,
새로운 가치창출을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브런치가 하나의 매개가 되어 좋은 분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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