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밤 기도 - 1

by 우주수 woojoosoo

밤마다 내가 만든 법정에 죄인이 되어 눕는다

등에 붙은 지구는 스홀처럼 나를 가라앉히고

작은 방 공간은 무거운 수치로 나를 짓누른다

‘잘했어야 했어 더 열심히 했어야 했어’

변변찮은 게으름쟁이가 내 죄에 대해서만큼은 이렇게나 집요하고 충실하다.

수 없는 날 반복된 민망함에 기도의 끝에 아멘은 사라진 지 오래. 긴 한숨은 어느덧 나의 아멘이 되어버렸다

다만 이불로 얼굴을 덮으며 나의 수치를 가리니

참았던 한숨이 이불속을 가득 채운다

아마 삶의 마지막도 이와 같으리라 생각한다

밤마다 죽음을 배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P.S. 있었다고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