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31.할머니의 배웅을 떠올리며
코이카 봉사가 확정되고서 국내교육 입소 전, 할머니를 뵙기 위해 대구에 다녀왔다.
할머니와 며칠의 시간을 보내고서 속초행 버스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할머니가 집 앞 버스정류장까지 나를 배웅해주셨다.
지팡이를 짚고서 느릿느릿 걸어오시는 우리 할머니의 보폭에 맞추다가,
그냥 내가 빨리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빠르게 걷다가-
그렇게 왔다갔다 할머니와 의도치 않은 경주를 하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마침, 버스가 도착했고 나는 할머니에게 인사를 하고서 버스에 탑승했다.
버스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정신 없이 교통카드를 찍고서는, 뒤쪽으로 도저히 이동할 수 없어 앞문 쪽에 서있다 창밖을 보았다.
우리 할머니가 버스 뒷쪽 창문을 보고서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고 계셨다.
나는 앞쪽에 있었는데..
'할머니, 나 여기 있어요. 거기 아니고, 여기..'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버스는 출발했다.
나는 터미널로 가는 길에 버스에서 울어버렸다.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이 혹여나 그것이라면, 나는 너무 슬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