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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sembler Aug 22. 2020

르완다 오기 전, 할머니 이야기(2)

2019.10.31.할머니의 배웅을 떠올리며

코이카 봉사가 확정되고서 국내교육 입소 전, 할머니를 뵙기 위해 대구에 다녀왔다. 

할머니와 며칠의 시간을 보내고서 속초행 버스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할머니가 집 앞 버스정류장까지 나를 배웅해주셨다.


지팡이를 짚고서 느릿느릿 걸어오시는 우리 할머니의 보폭에 맞추다가, 

그냥 내가 빨리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빠르게 걷다가- 

그렇게 왔다갔다 할머니와 의도치 않은 경주를 하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마침, 버스가 도착했고 나는 할머니에게 인사를 하고서 버스에 탑승했다. 

버스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정신 없이 교통카드를 찍고서는, 뒤쪽으로 도저히 이동할 수 없어 앞문 쪽에 서있다 창밖을 보았다.


우리 할머니가 버스 뒷쪽 창문을 보고서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고 계셨다.

나는 앞쪽에 있었는데..




'할머니, 나 여기 있어요. 거기 아니고, 여기..'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버스는 출발했다.

나는 터미널로 가는 길에 버스에서 울어버렸다.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이 혹여나 그것이라면, 나는 너무 슬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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