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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의 연습, 무대에 서지 못한 노래

일상 심리 에세이

by 안상현

케데헌의 히트곡 〈골든〉을 부른 가수 이재. 그녀는 무려 12년 동안 연습생으로 지냈다. ‘연습생’이란 데뷔조차 하지 못한 채, 매일 연습만 하는 사람을 말한다. 세상엔 데뷔했지만, 인기를 얻지 못해 사라지는 가수가 더 많다. 그러나 그녀는 데뷔의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 그 긴 세월을 준비의 이름으로 버텼다.


그 상황을 상상해 보라. 대학 입시를 위해 12년간 공부만 한 재수생, 취업을 위해 12년간 문을 두드린 구직자, 좋아하는 일을 하지만 12년째 수입이 0원인 벤처 대표와 다르지 않다.


그녀는 최근 〈In Another World〉라는 신곡을 발표했다. 한층 깊어진 목소리로, 지금껏 살아온 시간을 냉정과 열정으로 노래했다. 보컬 전문가들은 그녀의 노래에 “시간이 만든 진짜 소리”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의 12년은 실패의 시간이 아니었다.

그건 ‘포기하지 않은 시간’이자

‘자신의 가능성을 믿은 시간’이었다.


“나는 지금, 어떤 무대 앞에서 연습 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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