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면에서 나는 늘 느리다. 느린 것을 그리워한다. 아니, 오래된 것을 동경한다.
-같은 시간에 우린 어쩌면 中-
골라 들을 수 없어서 전곡을 다 들어야 했던 카세트테이프 앨범,
언제 도착할지 모르고 무작정 기다려야만 했던 시골 버스,
점심시간이 되면 책가방에서 꺼냈던 제각각의 양은 도시락,
다달학습 맨 뒷페이지 경품 응모 엽서,
열세 살에 만났던 여름성경학교 대학생 누나......
그러고 보니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오래된 것이 아니라, 오래전 것들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