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었는가? 당은 알코올만큼 간 건강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간은 대량의 당, 특히 과당을 알코올처럼 독소 물질로 대사 하기 때문이다. 사과를 먹을 때는 섬유질을 씹어서 분해하므로 과당이 간으로 천천히 이동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온종일 탄산음료나 오렌지 주스(1컵당 과당 함량이 탄산음료보다 더 높다) 등 과당이 풍부한 음료를 마시면 간이 과부하 되어 대부분을 지방으로 전환한다.
-설탕 중독 中-
무지가 이렇게 무섭다. 과일은 무조건 좋은 줄 알았다. 특히 과일 주스는 더 좋은 줄 알았다. 주스의 형태가 몸에 좋은 비타민과 각종 영양소가 더 빠르고 강력(?)하게 흡수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태권도 학원 갔다가 땀을 뻘뻘 흘리며 집으로 돌아오는 아들에게 오렌지 주스를 열심히 갈아 먹였다. 믹서기 뚜껑을 눌러 윙~하고 돌아가는 진동을 느끼다 보면 내가 좋은 아빠가 된 것 같기도 했다. 아들이 과일 주스를 만드는 아빠의 뒷모습을 감동스럽게 쳐다봤으면... 하는 기대감과 함께 늘 믹서기를 돌리지만 이 놈은 한 번도 내 모습을 봐준 적이 없다. 어렸을 적부터 과일 주스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아니 무슨 과일 주스에 로망까지?' 하겠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환경에서 자랐다.
어릴 적 드라마를 보다 보면 엄마들이 학원에서 돌아온 자녀에게 투명한 유리컵에 담긴 시원한(그렇게 보이는) 과일 주스를 건네주곤 했다. 그게 그렇게 부러웠었다. 깡시골이었던 우리 집에 그런 건 없었다. 믹서기 대신 맷돌을 돌렸고 감과 밤 정도가 먹을 수 있는 과일의 전부였다.
그래서 아들에게는 꼭 과일 주스를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데!! 과일 주스가 간을 망친다니. 나의 무식한 로망이 울 아들의 간을 사지로 몰아가고 있.....다고 하기엔 좀 과장이 심하지만 어쨌든 이제 과일 주스는 안 만들어 줄 거다.
다른 로망을 펼쳐야지. 초록의 잔디가 펼쳐진 곳에서 캐치볼, 공중목욕탕에서 서로의 등 밀어주기, 아들과 배낭매고 해외여행, 또 뭐가 있더라... 아 아들이 성인이 되면 함께 클럽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