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이 너무 더워서 아무것도 못하다가,
에어컨을 10시간 켜놓으니,
내가 글쎄, 노트북으로 무려 7시간을 작업했다.
2
뭐, 나야 늘 작업이 즐겁긴 했지만,
한 달 가량을 작업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묘하게도 변비스러운 고통 비스무레,
작업 변비를 겪다가,
장시간 에어컨을 작동시키자,
그야말로 쾌변 같은.... 더럽나?
아무튼 글이 촤라락 스르륵 술술 써졌다...는 거짓말.
7시간을 붙들고 시름을 해서 힘들었지만 즐거웠다...는 참말.
3
그 말인즉슨, 7시간의 노동이기보다 7시간의 취미 같았고,
그 7시간의 노동이지만 취미 같은 작업을 못하는 1달 가량이 답답했고,
그 1달을 작업하지 못하게, 늘어지고 기력 없게 한 것이
다름 아닌 더위라는 의미이다.
또한 노동인 작업임이 분명하지만,
행하던 관성이 막히자 답답했던 나머지,
노동이 취미처럼 변모하여 감각되는 것 같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거기에서 다시 추론하자면 그 변모의 감각은
극심한 더위 속에서 에어컨의 리모컨 ON 버튼을 누름으로써
확연하게 발생했다는 것이다.
4
새로 시작한 글 작업이 재미있어 죽겠는데(?),
글 작업은 그대로 대략 해내겠는데,
파생 작업은 이 더위에서는 무리이지 싶다.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동시다발적으로 사용해야 하므로
발생열이 방 안 가득해지면, 그날 잠은 다 잔 거니까.
5
일단 올여름은 대충 이대로 나고,
내년쯤에 내 방에 창문형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했다.
약간 화가 난 상태이다.
뭘 해보려 하는데 장비빨이 없어서,
에어컨이 없어서 가을까지 쉬어야 하는 게 성질 난다.
어쩌겠는가, 누굴 탓하겠는가?
나를 탓하지도 않는다.
이럴 줄 알았겠는가? 몰랐지.
알았으면 여름 오기 전에 에어컨 달았지.
에잇! 화 나.
6
이게 다 지구 온난화... 이상기후...
오존층 파괴... 해양 쓰레기.... 에잇! 화 나.
내가 알았겠는가? 해양 쓰레기를!
7
날이 덥다.
더위에 만사가 잘 안 풀리는 것 같아서
괜스레 심통이 나는 하루이다.
냉장고에 시원한 뭔가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으면 섭취하며,
성질나고 심통 난 내 마음도 살펴봐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