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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Sep 14. 2024

자잘스토리 8 - 036 - 뻗은 이유







1


12일 동안 투두 리스트에 착착 체크해나가며 

정말 알차게 살았다.

그 기간 동안 나에게 휴일은 없었다.

어차피 백수인데 달리 휴일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2일을 긴장상태에서 일과와 작업을 해나가니

13일째 되는 날, 녹다운이 되었다.




2


왜 이렇게 힘들까 생각해 봤다.

나는 기초체력이 그렇게 약한 사람이 아니다.

짬짬이 스트레칭 등의 운동도 하고 있는 터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녹다운?


사람의 생체 주기는 7일에 맞추어져 있어서

그래서 7일을 1주일이라 칭하고 1주일 주기로 생활한다고 한다.

그 일주일 중 1일은 꼭 휴일이어야 하고 말이다.


나 혼자, 인류의 7일 주기를 거스르고, 

13일 주기로 살려고,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마음 먹었나?


으음, 절대 아니다.

남들 1달에 4번 쉴 때, 왜 내가 2번 쉬려고 하겠나?

억울해서 그렇겐 못한다.




3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원인이 2가지로 귀결되는 것 같다.


일단, 쉬지를 않았던 게 문제였던 것 같다.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큰 펀치로 5~6대 맞고 쉴 때,

나는 잔펀치로 13대를 맞고 나서 안 쉬고 

또 스트레스와 대결하려 했나 보다.

13일째 완전히 뻗었다.




4


나는 기초체력이 약하지는 않지만,

조금 약해진 것도 같다.

어릴 적의 무더위는 거뜬히 이겨냈는데,

요즘은 더위가 하도 사악할 정도이고

또 나도 약해져서 더위가 너무 괴롭다.


그간 좀 선선한가 싶더니만 오늘 반짝 덥다.

인체의 접히는 부분마다 땀이 차고, 

찬 음료수가 옆에 있어야 안도가 된다.

아무래도, 내가 더위를 먹은 것 같다.

그게 13일째 뻗은 이유인 것 같다.




5


5회 연재 분량의 작업을 했는데,

1회 분량을 날려먹었다.

부주의한 탓이었다.

나는 더위 탓이라고 돌리고 싶다.

물이라도 먹어가며 작업했어야 하는데,

마른 목을 축이지도 않고 그냥 밀고 나갔더니,

실수 작렬, 1회 분량의 반절을 날려먹었다.


날려먹은 그것을 다시 작업해 내려면, 

4시간은 들여야 하는데 말이다.

실수가 뼈 아프고, 

더위가 뼈 부러지는 소리처럼 끔찍할 따름이다.




6


위로가 되는 사실이라면, 

날려먹은 회차가 뒤쪽 회차여서

작업해낼 시간이 그나마 쬐끔 넉넉하다는 것이다.


아으... 덥지만 않으면 당장이라도 해낼 수 있는데....


움직이기도 싫고, 뭘 하려고 준비하는 것도 귀찮다.

다시 해야 할 작업은, 되도록, 최대한 늦게 하고 싶다.

일단 지금은 그렇다는 말이다.


내일이라도 급 선선해져서 살만하면,

또 룰루랄라 신나게 작업해서, 적어도 4시간이 걸릴 작업을

3시간 안쪽으로 마무리 할수도 있지 '아니할까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는 상황이지 아니할까 싶은 마음이지 아니할까' 싶다. 크크.




5


민족의 명절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모두 해피 추석, 메리 한가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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