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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Oct 12. 2024

자잘스토리 8 - 040 - 카리스마가 뭘까?






1


'카리스마'가 뭘까? 

그건 카리스마였을까?




2


사람을 압도하며 휘어잡는 매력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저께 나는 '카리스마가 폭발'했다...?




3


생크림을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다행히 2팩의 생크림을 구입할 수 있었다.

생크림 1팩으로는 매그놀리아 푸딩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머지 1팩으로는 무엇을 만들지 고민되었다.

매그놀리아 푸딩을 더 만들까, 아니면 판나코타를 만들까?

생크림의 유효기간이 길지 않으니 

얼른 만드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어머니께 여쭸다.


"매그놀리아와 판나코타 중 뭘 만들까요?"


"아무거나 만들어."


"매그놀리아가 맛있으시면 그걸 좀 더 만들고,

아니면 판나코타를 만들까 하는데, 

어무니가 날 추우니 판나코타를 잘 안 드시는 것 같기도 하시고. 

뭘 만들까요? 어무니가 만들라는 거 만들게요."


그러자 어머니가 짜증을 내셨다.


"그건 네가 알아서 해. 몇 번을 물어보는 거야? 

너 만들고 싶은 걸로, 네가 해."


...라고 하시는데 이번엔 내가 화딱지가 나버렸다. 

나의 언성이 높아졌다.


"내가 만들고 싶은 거라니요? 만들고 싶지 않아요! 

그냥 어무니 드시겠다는 걸로 만들려고 하는 거죠!

안 만들고 싶다구요!

왜 그렇게 애매하게 말하세요? 

그냥 딱 짚어서 '그거 만들어라'라고 

말씀을 해주시면 되잖아요!

어머니 드시라고 만들겠다는데 왜 말을 안 해주세요!"


...라고 손 제스처까지 써가며 완전 카리스마 폭발....

.......이었을까?


다시 생각해 보면 쌩목으로 

소리만 지른 것고 같고... 우웅.


"그냥, 둘 다 있으면 먹게 되지..."


...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휙 돌아섰다.

매그놀리아 푸딩이 냉장고에 있으니 구색 맞춰서 판나코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힌트'라고 생각했다.

후우.... 우리 어무니는 너무 이심전심을 좋아하셔.

난 그거 잘 못하는데.


아무튼 '썽질'을 내면서 '애교'도 넣고 '생색' 내는 등,

언성 높이면서도 압도하며 매력 발산을 했는데... 

카리스마 비슷하기는 했던 거 같은데, 엄밀히 따지고 보면,

어무니가 압도되어 침묵하셨다기 보다, 

어웅 구엽다...라는 느낌으로 속으로 웃으셨을 것도 같다.

아무튼 만들었다. 지금 냉장고에 간식 두 종류가 있다.




4


나는 요리의 기본인 칼질 실력이 없다.

그래서 요리 시간이 좀 많이 소요되지만,

또 맛, 간을 잘 맞추어서 곧잘 좋은 음식을 만들어낸다.


내가 맛없는 간식을 만들면서 저렇게 떵떵 소리를 칠 수 있겠나?

재료빨도 좀 있어야 하지만, 나, 참 맛있게 만든다, 진짜다.


카리스마는 내 언저리에도 오지 않은 것 같고,

어느 개그맨의 농담처럼, 나도 칼 하나를 붙들고 


"나 칼있음아!"


...라고 외쳐볼까?


카리스마가 뭘까?

부질없다, 칼질이나 배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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