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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크럼 May 13. 2022

슬기로운 회사 생활
- 점심 편

구로디지털단지 맛집 추천

윤택한 직장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조건에는 뭐가 있을까? 업무나 동료와 같이 대놓고 중요한 요소는 모두들 염두하기 때문에 굳이 꼽지 않아도 된다. 없을 땐 그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지만, 있으면 회사 생활의 질을 수직 상승시켜주는 게 바로 맛집이다. 브런치는 블로그랑은 다르게 맛집 포스팅이 애매하게 느껴져 미뤄두었는데, 헐레벌떡 먹느라 찍은 사진도 딱히 없으므로 맛있는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


맛집 추천이 성공하려면 식성이 통해야 하니 먼저 말하자면, 내 입맛은 자극에 절여졌다. 이미 웬만한 자극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자극 중독자로서 재료 본연의 맛이니, 삼삼하니 하는 건 노맛(맛없다는 뜻)으로 친다. 


첫 번째 '인생맛집 직화구이'의 제육볶음. 불맛도 안 좋아하고 제육도 딱히 찾지 않는데, 맛있었다. 점심으로 먹기 제격이랄까. 낙지볶음도 맛있었다. 단점은 딱히 없지만, 좀 더 자극적이고 맵다면 더욱 맛있을 것 같다. 매운 걸 못 먹는 사람에겐 오히려 장점이 될 듯하다. 나대지 않는 적당한 맵기와 불맛이 특징! (★★★★)


두 번째 '뽀끼살롱'의 짜장 떡볶이. 점심시간에 방문한 가게 중 가장 손님이 많았던 곳이다. 줄을 서는 일도 빈번하다고 한다. 참고로 줄 서서 먹을 정도는 아니니, 줄이 있다면 바로 뒤돌아서 아래에 추천할 흑백집으로 들어가라. 특별한 짜장 떡볶이는 아니고 우리가 생각하는 바로 그 맛이다. 맛집 목록에 넣어준 이유는 보통 짜장맛을 내걸면 맹맹하니 아무 맛도 안 나기 일쑤인데, 이곳은 상상하는 짜장맛이 난다. 게다가 저렴하고 양이 많아 가산점을 얻었다. 가게가 어두워 짜장 떡볶이를 더듬더듬 찾아야 된다는 단점이 있다. (★★★)  


창피해서 가까이서 찍은 하ㅌ.. 사과 볶음밥

세 번째 '흑백집'의 매운 쭈꾸미. 쭈꾸미 철에 방문해서 그런지 아주 실한 쭈꾸미를 만날 수 있었다. 심지어 볶음밥 재료가 셀프바에 비치되어 있어 한 바가지 볶아 먹어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 수년 전 닭갈비 집에서 아르바이트한 기억을 되살려 하트 볶음밥에 도전했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사과 볶음밥이 돼버렸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기본에 충실한 구성이 특징이며, 굳이 단점을 꼽자면 쭈꾸미를 찍어먹을 마요네즈가 안 나온다!(★★★★)


네 번째 '돼지닭'의 무뼈 국물 닭발.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 재미없는 구로에 매주 친구들을 부르게 만든 맛있는 국물 닭발 집이다. 안주가 더 필요하다면 닭 목살 튀김을 추천한다. 맛도 맛이지만 화장실이 정말 좋다. 오버가 아니라, 일회용 가그린까지 비치되어 있다. 술집에 가서 누군가에게 호감을 사고 싶다면 화장실을 꼭 체크하길 바란다. 


여담으로, 한창 이곳에 출석도장을 찍을 시절에 다섯 번 정도 뽑기 이벤트에 참여한 적이 있다. 뽑기판이 촘촘하게 가득 차있을 때부터 생선 가시 마냥 앙상해질 때까지 도전했지만, 결과는 매번 5등(꼴등)이었다. 심지어 1등도 남아있었다고 했는데 일행 모두 끝까지 꼴등만 나왔다. 이 게임을 통해 평생 로또 될 일은 없을 거란 깨달음을 얻었다. (★★★★☆) 


밥 먹을 때만 해도 글 쓸 예정은 없던지라 사진의 초점이 대부분 나가 있다. 기록을 남길 만큼 맛있었다는 것만 알아주길 바란다. 2탄도 쓰고 싶지만 맛집을 더 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럼 모두들 맛있는 직장 생활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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