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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유 Apr 16. 2018

내가 책 읽는 방법

내 독서습관 리뷰하기.

리뷰 매거진만 3개인데 요즘 인풋이 없는 바람에 리뷰할 게 없어서 나를 리뷰하기로 했다.


누군가 취미를 물으면 '책 읽기'라고 답한다. 그렇다고 내가 책을 달고 살만큼 독서광 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딱히 이렇다 할 취미가 없는 데다, 무난한 대답이니까. 이유야 어찌 됐든 내 취미 1호로 자리를 잡았으니, 평소 습관을 리뷰해보려고 한다.


난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을까.



더럽게 읽기


남기고 싶은 말들이 많았던 책

누군가는 책을 더럽히기 싫어서 처음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여 읽는다고 하더라. 나는 정반대다. 꼭짓점을 세모 모양으로 마구 접어대고, 특히 마음에 드는 페이지가 있으면 반으로 접어두기도 한다. 마음에 드는 구절에는 1) 밑줄을 긋고, 2) 떠오르는 생각은 가능하면 그때그때 기록한다. 필기는 무조건 단색으로. 색깔 여러 개 쓰면 그 색이 무슨 의미인지 헷갈려서. 


1) 내가 밑줄을 긋는 기준은

신선한 생각일 때(충격을 주는 문장)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생각을 잘 풀어냈을 때

다음에 써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문장일 때

빈도 순대로 적어보았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는 이유는 첫 번째 때문이다.


2) 떠오르는 생각을 그때그때 기록하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나중에 정리할 때 써야지- 한다면 90%는 날려버린다. 처음에는 '이만큼 감명 깊었으면 나중에도 반드시 생각날 거야.'하고 내 머리를 믿었다가 몇 번 된통 당했다. 밑줄은 그어놨는데 내가 무슨 생각을 했더라? 뭔가 중요한 생각이었던 것 같긴 한데... 했던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보통 이동 중이거나 친구를 기다리는 등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많이 읽는데, 그럴 땐 펜으로 쓰기가 어려워서 휴대폰 메모장에 페이지와 함께 남겨두곤 한다. 그래도 가장 좋은 건 책에 남겨두는 것이다. 나중에 아무 생각 없이 들춰보며 메모를 발견하면, 의외의 영감을 얻을 때가 많다.




디지털화하기


'나무를 낭비했구나' 정도의 책이 아니라면 두 번 읽는다. 전체를 다 읽는 건 아니고, 밑줄 친 부분만. 그래서 내게는 밑줄이 중요하다. 밑줄이 그어진 부분은 모조리 타이핑한다. (쉽게 찾기 위해서 밑줄 친 구절이 있는 페이지는 끝을 접어둔다.) 그땐 좋았는데 지금은 마음에 안 드는 구절도 한다. 과거의 나를 믿겠어...!


또박또박 쓴 글씨가 괜히 귀엽다...

처음에는 노트에 필사했다. 그것도 나름 의미가 있긴 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손이 아팠다. 원래는 네이버 블로그를 사용했는데 인터넷이 연결되어야 한다는 단점도 있었고, UI가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어서 에버노트로 갈아탔다.


연도별로 스택을 만들어두고, 분야별로 노트북을 만든다. 분야는 서점의 그것을 참조했다.(기타는 주로 자기계발이나 생활정보) 안 읽는 분야는 다음 연도에 삭제. 2018년 편독 무엇?




1) 제목 란에는 책 제목을 쓰고

2) 내용에는 밑줄 그은 부분을 옮겨 적는다.

3) 불릿 포인트를 사용해 책에 남긴 메모를 그대로 옮겨 적는다. 두 번째 읽으면서 드는 생각도 함께 기록한다.



가끔 해당하는 구절이 어떤 맥락이었나 기억이 안 날 때가 있기 때문에 페이지도 써두는 게 좋다.(귀찮아서 잘 안 하지만 후회할 때 많음)



종이책 읽기


잠깐 전자책을 쓰긴 했지만 다시 종이책으로 돌아왔다. 가볍고, 여러 권 들고 다닐 수 있고, (리디북스의 경우) 메모를 카테고리 별로 나눠 쓰는 장점도 있지만... 위 두 가지를 할 수 없다.


첫 번째, 더럽게 읽기. 하이라이트와 메모 기능이 있긴 하지만 일일이 터치를 하고 메모를 남기는 것만 해도 몇 번의 페이지 넘김을 해야 하는데, 손으로 하는 것에 비해 매우 수고스럽고 귀찮다.


두 번째, 디지털화하기. 나는 e-book 리더를 썼는데, 그러다 보니 복사 붙여 넣기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전자로 되어있는 걸 또 타이핑하자니 바보 같다는 생각도 들고.


위 두 가지를 차치하더라도, 전자책의 큰 단점은 휘리릭-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종이책은 집에 누워있다가 굴러다니는 놈을 하나 주워 쓱쓱 넘겨보는데, 전자책은 일일이 터치를 해서 페이지를 넘겨야 하니까. 스크롤 바가 있다 해도, 난 내가 어느 페이지를 원하는지 정확하게 모른다. 그냥 넘기면서 찾아보고 싶은데, 그게 안 된다.




리뷰 쓰기


가르치는 것이 최고의 공부라고 하던가.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표현해낼 수 없다면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종종 리뷰를 쓴다. 연말에 그 해에 읽은 책을 리스트업하고 리뷰를 쓴 책은 하이라이팅. 그렇다고 모든 책을 다 쓸 수는 없어서 1) 쓸만한 꼭지가 있는 책이나 2) 세트로 기획이 가능한 주제가 있는 책 혹은 3)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책을 선택한다.


중요한 건 개인적으로 좋았던 책을 쓰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냥 리뷰 쓰기 좋은 책을 쓰는 거지, 리뷰 안 쓴 책을 덜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나만 보는 일기가 아니라면 나보다 독자의 유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본 매거진은 필자의 사소한 습관이나 생활 방식을 돌아볼 겸, 소소한 팁들을 제공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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