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 oil on canvas
어떤 상실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한 여성이 고뇌하는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화면 중앙에 위치해 있다.
생생한 고통 때문에 손끝은 힘이 가득 들어가 있고 세차게 머리를 젓는지 긴 머리카락은 가로로 날린다.
뒤로 성큼 다가온 저 커다란 존재, 달려와 안아주려는 듯 기둥 같은 두 다리는 견고하다.
고통스러운 순간에서 어서 들어 올려주려고 뻗은 그 두 손목은 커다랗게 뚫려있고 피가 터져 굳어있다.
무고하게 달려 죽으셨던 예수님, 허리며 다리며 이미 다 피로 얼룩져있지만 성큼성큼 아파하는 자녀를 향해 달려오는 부모처럼 급하고 다정한 손길이다.
가장 곤고한 날, 가장 아픈 날에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분.
고아같이 너희를 버려두지 않겠다고 다짐해 주신 분이 여기에 계시다.
2024년 8월 Bara 미술전 출품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