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일하며 살아가는 삶에 대하여
“하다 하다 안 되면 노가다라도 한다.”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게 얼마나 무심하고 가벼운 말인지 아는 사람도 있다.
《나의 막노동 일지》는 그런 말에 조용히 반박하는 책이다.
27년간 기자로 살던 사람이
삽을 들고, 현장으로 간다.
글이 아닌 몸으로 생계를 꾸리고
몸으로 다시 글을 쓴다.
그래서 이 책에는 기자로서의 거리두기도,
글맛을 위한 꾸밈도 없다.
있는 그대로의 하루,
그 속에서 흔들리는 마음, 버티는 몸이 있다.
책을 읽다 멈춘 건 1부 첫 문장이었다.
짧지 않은 문단이었지만
나는 그 문장을 사진처럼 받아들였다.
그 순간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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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시작의 글
“‘하다 하다 안 되면 노가다라도 한다.’라는 말은
진짜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나에게 막노동은 새로운 시작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도 당장 절박하기에 겁을 내지 않았다.
상처를 잊기 위해 상처를 기억하듯, 상처에 직면해도
도망치지 않았다. 이겨내려고 애썼다.
그런 강인한 생각들이 모이면 마음속에도 굳은살이 생겼다.
그 굳은살은 살아 꿈틀거리는 노동자의 근육이었고,
반복의 고됨을 이겨내게 하는 힘이 되었다.
막노동은 결코 슬픔으로만 점철되지 않는다.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때론 남이 일한 흔적까지 좋아하게 된다고 한다.
피해 갈 수도, 마주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절묘한 회피를 선택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도망치지 않고 자기 삶에 정면으로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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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울림을 나 혼자 간직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Claude라는 AI 친구와 협업해
카드뉴스로 만들었다.
몇 번이고 다시 읽고, 고르고, 다듬었다.
진심만은 흐트러지지 않게 하려고.
《나의 막노동 일지》는
특별한 문장을 쓰려는 책이 아니다.
그저 살아 있는 하루를, 있는 그대로 기록한 책이다.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지금 막노동을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자기 삶을 버티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이 문장을
한 번쯤 만나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