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69일차 빌립보서 2:5-11
5.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6.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8.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9.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10.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11.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
이놈의 발가락 보게. 꼭 내 발가락 아닌가? 닮았거든….
- 단편소설 <발가락이 닮았다> 中 -
닮다. 닮았다. 닮아간다.
'닮다'는 것은 사람 또는 사물이 서로 비슷한 생김새나 성질을 지닌다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단순히 생김새가 닮았다는 의미 외에도 상대의 말과 행동을 비슷하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의도적일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보통 누군가를 존경하거나 사모해서 그를 닮고 싶다라고 할 때에는 대상의 차림이나 생각, 말과 행동을 보며 모방하기도 한다. 이로서 그와 동화되길 원하는 심리와 행태는 인간의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모습이란 생각이 든다.
교회에서 성도는 예수님을 본받고 싶어하고 닮고 싶어한다. 예수님은 보통의 인간이 할 수 없는 기적과 능력을 보이셨고, 귀신들에게도 영향력을 끼치셨다고 성경에 기록되었다. 영화 속 등장하는 왠만한 히어로나 빌런보다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게 분명하다. 사람들이 그런 예수님의 능력을 동경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듯이 예수님은 남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셨다. 그것이 복음에서 가장 절정이 되는 일이었다. 생명의 주관자이고 죽음을 이겼다고 하시는 분이 어째서 하찮은 대상을 위해 자기 목숨까지 버리게 된 것일까. 그 중요한 의미와 이유에 대한 해답은 성경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다만, 예수님을 닮고자 하는 우리가 과연 거기까지 닮기를 바라는 가는 각자의 삶에서 해답을 얻어야 할 것이다.
의인(義人)
대략 18년전쯤 친한 친구녀석과 함께 처음으로 일본이라는 나라에 여행을 간 적이있다. 당시 보수적인 역사관의 영향으로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굉장히 반감이 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하지 않게 여행길에 올랐다. 친구와 함께 숙소를 잡은 곳은 신오쿠보역 주변에 있는 가정집이었다. 신오쿠보역 주변에는 한국 유학생들이 많이 머무는 곳이기도 했지만, 이상하리만큼 그 주변에서 일본인들은 한국인에게 호의적이었다. 알고보니 과거 유명한 사건의 주인공인 故이수현씨가 돌아가신 곳이 바로 이 신오쿠보역 이었던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철저하게 개인주의 성향이 강했던 당시 일본에서 선로에 떨어진 타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은 전 열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고, 정치, 사회, 문화 전 분야에 걸쳐 영향을 끼쳤다. 당시 일왕(日王)도 조의를 표할 정도였고, 유학생이었던 그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이 생기기도 했다. 이후 수많은 영화나 연극을 통해 의인(義人)의 정신을 기리고자 하였고 여전히 해마다 그곳에서는 크고 작은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예수님을 닮는다는 것은 최소한 이렇게 남을 위해 자기 희생을 기꺼이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그것이 언제나 목숨을 담보로 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길에 쓰레기를 줍는 청소나 대중교통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일처럼 사소하고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남을 배려하며 고생스러운 일을 마다하지 않는 마음과 행동에서부터 예수님을 향해 한 발자국 닮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