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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한 투쟁
마흔이 뭐람...
by
오렌지나무
Jan 15. 2025
나는 변한게 별로 없는데, 오히려 우울증이라는 먹구름도 좀 걷히고 (우울감이 없는건 아니지만) 사회생활도 하면서 어릴 때 못 누린 삶을 이제서야 사는 것 같은데... 나이가 나를 짓누른다. 지나간 시간은 지나갔고 절대 되돌아올 수 없다는걸 알려준다.
사회적으로 나이에 부여하는 의미에 얽매이는 것도 있지만
,
신체적으로도 의미가 있긴 하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없어지고 있으니까.
살아오면서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은 거의 해본 적이 없다. 세상의 예쁘고 좋은 것들을 보여주고는 싶지만 동시에 아프고 괴로운 것들도 보여줘야 하니까. 나처럼 우울증 기질이 있다면 더 견디기 힘들 거다.
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내가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결혼, 출산, 육아까지 가기엔 내 멘탈이 튼튼하지 않다. 나는 지금처럼 딱 나만 챙길 때 마음이 건강할 수 있다는걸 안다. 이게 내 한계다.
그럼에도 호르몬의 영향인지, 몸의 본능인지 요즘은 가능성도 희박해졌는데 아이에 대한 갈망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안 낳는 것과 못 낳는건 차이가 큰 걸까.
이 시기가 지나면 또 갱년기가 오고... 내가 생각하는 나는 아직 젊은 것 같은데 몸은 나이들어간다. 사람의 정신연령은 어려졌다지만 생물학적 나이는 자기만의 사이클대로 돌아가나보다.
남들 다 하는대로 결혼하고 임출육을 했더라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이 인생의 과정을 하나씩 밟아나가며 시기에 맞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몸에
맞춰 살아갈 수 있었을까.
몸의 속도는
빠르고, 거기에 맞춰 살아가는게 버겁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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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아이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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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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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바다에 구명보트 띄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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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은둔형 외톨이 경험자입니다. 우울증과 은둔형 외톨이의 삶에 관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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