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향기 ▒ 영화&책 '미 비포 유'
죽음 앞에서 우리 가슴을 울리는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영화&책 '미 비포 유'.
1년 전, 5시간 동안 한 편의 영화를 보듯 빨려 들어 '미 비포 유' 책을 재미있게 봤었다.
그런데 영화도 원작을 잘 표현했다. 보기 드문 '웰 메이드' 작.
내가 소설에서 느꼈던 주인공들의 감정과 아름다운 배경 등이 영화 속에서 고스란히 펼쳐졌다.
대략의 스토리는 젊은 사업가로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탄탄대로의 멋진 삶을 살아왔던 윌은 치명적 교통 사고를 당해 전신마비 환자가 되면서 180도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그런 그를 '루이자'가 케어해주는 보호사로 오게 되면서 겪는 그들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다.
우린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환경도, 하는 일도, 꿈도, 가치도 다르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남을 가치의 이름도 그렇게 다양할까?
여주인공 루이자에게 있어 죽음이란 무대 앞에서 잃고 싶지 않은 것은 바로 '사랑'이었다.
전신마비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윌)였지만, 이성적으로 정의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루이자는 그를 죽음이란 다른 세계로 보내지 않기 위해 순수한 소녀같이 최선을 다한다.
'윌'도 그런 그녀 덕분에 절망의 늪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얼굴에도 사랑의 새싹이 피어난다.
하지만, 그와 그녀 사이의 이야기는 해피엔딩, 현재 진행형이 아닌 종결형이다.
윌에겐 '사랑'이라는 이름 보다 자신을 더 크게 둘러쌌던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사업의 성공은 그저 부나 명예란 이름에 그치지 않았다. 자신이 해오고 싶었던 꿈을 위해 그가 이제껏 열심히 달려왔던 자기 인생의 '드림 스케치북'이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누려왔던 즐거운 라이프스타일도,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자친구도, 그 스케치북에 그려왔던 아름다운 그림 중 하나였다.
하지만 윌은 더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됐다. 그에게 꿈을 그려왔던 스케치북을 잃었다는 것은 모든 것을 잃은 것과 같았다.
그에게는 '사랑'보다 더 컸던 삶의 이유였으리라. '꿈'이.
사실 이 이야기는 일반화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누구나 인생의 혹독한 시련을 겪고, 오히려 그 시간을 계기로 삼아 더욱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들도 많다.
이 내용이 고난의 아픔 속에서 절망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독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다만, 죽음 앞에서도 존재할 수 있는 이름이 '사랑'과 '꿈'이란 걸.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영화로 생각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