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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립 Sep 12. 2016

작가가 바라 본 올림픽의 색다른 시선

작품의 향기 ▒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시드니'

                                                                                                                                                                                            

무라카미 하루키 책 '시드니' 표지.

요즘 얼마 전 일본 여행 때 들린 김포공항 서점에서 산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재미나게 읽고 있다.

시드니.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산 책.

정작 비행기 안에서는 마라톤 선수들이 이야기가 지루해 몇 장 읽고 책을 덮어버렸는데 집에 와서 읽으니 재밌다. 독서를 하는 환경의 공기가 달라서 일까. 이해할 수 없었던 전개에서 공감가는 전개로 바뀌어서 일까.   

'드니' 무라카미 하루키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올림픽 특파원(?) 혹은 이와 관련된 색다른 글을 쓰기 위해

시드니를 직접 찾아 올림픽 기간 동안 호주 곳곳을 돌아보며 느꼈던 점을 쓴 책이다.

프레스(언론) 자격으로 매번 경기를 참관한 걸 보면 기자 자격으로 참가한 게 맞는 듯하다.

그 당시, 하루키가 쓴 올림픽 기사는 보지 못했지만 '시드니' 책에서 그는 색다른 시각으로 올림픽을 바라 본다.

경기 결과에 초점을 두기 보다 선수들의 배경, 나라의 특성에 포커스를 맞춰 이야기한다.

올림픽도 삶의 일부다. 그런 점에서 '시드니'는 화려한 올림픽의 성과만이 아닌, 올림픽을 위해 준비해 온 선수들의 이야기부터 패자, 승자가릴 것 없이 서술한 그들의 모습, 시드니 현장의 소소한 생활상 등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자연스레 그 생활의 호흡과 내 호흡이 맞춰지는 느낌이다. 하루키 작가가 색다르게 바라 본 시드니 올림픽. 그가 쓴 시드니 올림픽 기사도 보고 싶어졌다.


호주와 미국의 차이점을 이야기할 때는, 지극히 개인적 시각으로 바라봤다는 주의 사항과 함께

철부지 아우와 믿음직한 형, 또 영국은 차별대우하는 아버지로 표현해 이야기를 풀어주기도 했다.

여기서 난 하루키가 나의 역사 선생님이었다면 사회, 역사 과목을 암기하며 괴로워했던 내가 사회, 역사를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하루키의 가능성을 엿 볼 수 있었다..)


지금은 하루키가 시드니 올림픽 기간 내내 기자 혹은 작가로서 글을 쓰고, 느꼈던 것들을 같이 공감하며 보고 있다.

특히 매일매일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고, 조깅을 하고, 밤에는 맥주 한 잔을 하는 모습들에 동질감을 느끼기까지 했다. (조깅을 하는 건 내 모습과 거리가 멀지만)

그리고 내 일적 로망 중 하나인 순전히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해 호텔에 묵어 보는 것. 그러한 일상을 제3국에서 누리는 하루키가 부러웠다. 곧 계획해보리라!


무라카미 하루키 책은 기본적으로 우울한 기운이 함께 한다고 생각했던 내 이전 생각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하루키 작가의 엉뚱하고 재미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지하철에서 혼자 바보처럼 하루키의 유머에 몇 번이고 피식피식 웃게 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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