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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관, 변호사는 상대방의 거짓말을 알아챌 수 있을까?

경찰 출신 형사전문 변호사

by 서범석 변호사

지인들이 가끔 저에게 수사관, 변호사는 상대방의 거짓말을 더 잘 알아채는 능력이 있는지를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과거 수사관도 했고, 현재는 변호사로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합니다.


제가 변호사로 상담을 하다 보면, 비슷한 유형의 사건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는 지에 대해 경험적으로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세상에 완전히 동일한 사건은 없기 때문에 a라는 사건에서 이렇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b라는 사건에서 당사자가 동일하게 생각할 것이며,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뭔가 숨기고 있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계속 질문을 하다보면, 차이에 대한 그 사람의 설명을 듣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설명이 납득이 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납득이 된다는 것은 차이가 발생한 이유가 그 사람의 특수한 상황, 생각으로 인한 것이라고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경우일 것이고, 이러한 경우라면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계속해서 답변자와 질문자의 생각의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노력으로도 도저히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답변자의 생각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 예를 들면 문자메시지, 각종 서류, cctv 등 물적인 증거자료, 목격자, 참고인 등의 진술 등 인적인 증거자료를 확보하여 답변자의 생각을 뒷받침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자료와 답변자의 진술이 일치한다면 답변자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변호사인 저를 찾아와서 상담을 하시는 분들 중에는 간혹 자신의 거짓말이 저에게 통할지 여부를 실험하시는 듯한 분도 있습니다. 제가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다 보면, 사실은 본인이 거짓말을 통해 이 사건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 거짓말이 통하는지 실험해보고 싶었다면서 솔직히 얘기를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수사관은 변호사보다 통상 더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분들은 변호사에게도 들통이 날 거짓말이라면 수사관에게도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겠구나 하면서 거짓 주장을 포기를 하게 될 것입니다.

손이 떠는 등의 행동이 거짓말을 하는 행동의 표현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런 것이 맞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변호사로서 조사 참여를 해보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행동을 모두 인정하는 의뢰인도 손을 떠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는 것이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보니, 너무 긴장이 되어서 그런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 잠시 휴식을 취하도록 권유를 하고, 다시 안정을 찾으실 수 있도록 노력을 합니다.


행동의 특성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기 때문에, 행동만으로 거짓말을 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상담 과정에서 혹시 상담자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닌지 여부를 의심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판단이 잘못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진실을 말한다는 것을 전제로 상담에 임합니다. 나의 생각과 100% 동일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고, 억울한 사람이 생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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