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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고시, 변호사시험 차이점?

사시 출신 변호사, 송도 변호사, 경찰 출신 변호사가 말씀드립니다.

by 서범석 변호사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경우, 크게는 2가지 시험을 통해서 변호사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법고시라고도 불리는 사법시험, 그리고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수료한 이후에 응시가 가능한 변호사 시험이 그 두 가지입니다. 이 외에도 군법무관임용시험 등도 있지만, 이 부분은 이번 글에서는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 중 사법시험을 합격한 뒤에, 2년 간 사법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은 경우입니다. 사법시험은 2017년 55명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 뒤에 더 이상 시행되지 않고 있는 시험입니다. 이에 비해 로스쿨은 2009년 처음으로 1기들이 입학한 제도입니다.

40대 이상의 분들은 사법시험이 로스쿨보다 더 익숙한 제도이지만, 30대 이하의 분들은 로스쿨이라는 제도가 더 익숙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간혹 저에게도 로스쿨 몇 기 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사법시험 출신이라고 말씀을 드리고는 합니다.




사법시험은 1차, 2차, 3차 시험이 있습니다. 1차 시험은 헌법, 민법, 형법이라고 하는 기본 3법과 선택법(국제법, 노동법 등) 1과목을 객관식으로 치르는 시험 형태였습니다. 과거 영어 시험도 있었지만, 제가 시험을 치를 때에는 토익, 텝스 등 다른 공인영어시험으로 대체가 되었습니다.

2차 시험은 서술형 시험입니다. 총 7과목을 치며, 4일간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씩 시험을 쳤습니다. 기본 3법 외에도 형사소송법, 민사소송법, 상법, 행정법이 추가됩니다. 저는 형법, 형사소송법에서 꽤 고득점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2차 시험은 4일간 연속으로 치르다 보니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관리를 잘 해야 했던 시험이었습니다.

3차 시험은 1일간 면접 형태로 진행됩니다. 법학 관련 질문을 포함하여 면접관들이 다양한 질문을 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법시험은 로스쿨 입학시험과 달리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아도 응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해(심한 경우 10년 이상) 동안 시험 준비만 하는 경우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사시 낭인이라는 용어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과 다양한 전문가들을 유치한다는 취지 등에서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리트 등을 응시하기 위해 준비도 해야 하고, 법학전문대학원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원제도 이기 때문에, 대학교를 졸업하면 취득하게 되는 학사 학위가 필요합니다.

변호사시험은 선택형, 사례형, 기록형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선택형은 사법시험 1차 객관식, 사례형은 사법시험 2차 주관식, 기록형은 사법연수원에서 쳤던 시험과 유사한 형태라고 생각됩니다. 사법연수원에서는 1학기, 2학기, 3학기때 기록형 시험을 치고, 4학기 때는 법원, 검찰, 변호사 실무수습을 각 2개월 정도씩 진행합니다. 3개 학기 동안 치르는 시험의 대부분은 기록형 시험입니다.




사시 출신 변호사로서 생각하기에 사법시험, 변호사시험의 가장 큰 차이는 응시자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법시험과 달리, 변호사시험은 학사 학위, 석사 학위를 취득한 자들만이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응시자격의 제한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변호사시험은 경제적 능력이 있는 자들만이 응시가 가능하다는 비판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법시험은 그 준비기간과 사법연수원 교육 기간(2년)을 고려하면 통상 10년 가까운 시간을 투입하는 것에 비해, 변호사시험은 대학 졸업 후 바로 로스쿨에 가는 경우 3년의 시간이 투입되는 차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변호사시험은 로스쿨 졸업 후 5년 이내에 최대 5회까지만 응시할 수 있는 제한이 있지만(이로 인해 ‘오탈자’ 라는 말도 생겨 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법시험은 응시 제한은 없었습니다.




합격률 관련, 변호사시험은 2024년 시행된 제13회 시험의 경우 3290명이 응시해 1745명이 합격하였으며, 합격률이 53%였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사법시험은 제가 최종합격했던 2011년의 경우 14449명이 응시하여 714명이 합격하였고, 합격률은 5%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 변호사시험 출신 변호사 중 어떤 변호사를?


사법시험, 변호사시험은 두 가지 모두 변호사가 될 수 있는 시험제도입니다. 어떠한 시험 출신이기 때문에 더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변호사를 선택하실 때에는 직접 상담을 통해서 나의 사건을 최선을 다해 진행하여 줄지 여부 등을 충분히 확인한 뒤에 선임 여부를 결정하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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