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인데 애가 넷
"우리 애가 그 반의 가장 문제아였어"
생애 첫 학부모 상담에 다녀 온 남편은 다른 학부모의 볼멘 소리에 얼굴이 달아올라 어쩔 줄 몰랐다며, 다녀온 이야기를 와르르 쏜아냈다. 평소에도 행동이 크고, 요상한 의성어를 잘 내는 둘째가 학교에서 조용하지는 않을 거라 예상했지만,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둘째의 짝꿍 어머니는 아이에게 바둑을 가르쳐 보면 어떠냐고 추천을 하고, 담임선생님께서는 아이가 다른 아이들을 툭툭 건드리는 일이 잦다며 주의를 주셨다.
둘째는 늘 관심에 목 말라있는 아이였다. 첫째라서, 여자아이라서, 막내라서, 에서 늘 벗어나 있는 본인의 위치가 불안하고 만족스럽지 못 했던 것 같다. 형꺼를 빼앗고, 막내에게도 절대 양보하지 않으며, 하나뿐인 여동생을 몰래 쥐어박기 바쁜 열 살.
둘째와 마주 앉아 긴 시간을 이야기한 끝에 우리는 우리만의 아침인사를 만들었다.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현관에서 양손을 붙잡고 매일 함께 외친다. 친구에게 다정하기, 친절하게 말하기, 실수하면 바로 사과하기, 오늘 하루도 행복하기! 그리고 꼭 끌어안고 속삭여 준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사랑, 무지무지 사랑해."
#딩크인데애가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