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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은별 Oct 25. 2018

#4 지속가능한 읽기:서점의 미래 파웰 북스

지난주 주말 "언 리미티드 에디션-서울 아트북페어”에 다녀왔다. 10회째를 맞이한 언리미티드 에디션은 매년 독립출판과 아트북 제작자들이 모여 만드는 행사이다. 대학생 때 1,2,3회 연속으로 참가한 적이 있다. 한참 편집디자인에 빠져 있었던 때라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고 디자인 한 기쁨이 너무 즐거웠다. 그렇게 소중히 만든 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과 가슴 따듯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제 언리미티드 에디션은 10년이 되어 멋진 아트북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북적이는 행사가 되었다.  

http://unlimited-edition.org/


서점의 미래: 파웰 북스

여행을 할 때마다 서점 가기를 즐겨하는데 각 도시별로 서점의 스타일이라던지 분위기가 참 다르다. 일명 해리포터 서점으로 알려진 포르토의 서점은 공간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곳을 채우는 책들마저 반짝이는 느낌이었다. 베를린의 모토는 디자인과 예술가들의 서점답게 자유로우면서도 영감을 많이 받았던 곳이다.


https://www.powells.com


파웰 북스는 1971년도에 포틀랜드에 만들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독립서점이다. 포틀랜드 여행자라면 꼭 한 번쯤을 들려보는 곳이기도 하다. 5개의 지점이 운영되며 많은 사람들이 고용되어 지역 발전도이루게 하였다. 도서 목록만 2백만 권을 넘는다고 한다.  


1년에 500건의 이벤트를 통해 저자와의 만남, 글쓰기 워크숍, 북클럽, 아이들을 위한 동화구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독서 문화를 만들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사람들과 연결시켜주는 세계 최고의 목적지가 되는 것입니다.
파웰 북스 다운 일어스트가 곳곳에 녹아있다.


파웰 북스의 가치

파웰 북스는 다음과 같은 가치를 지켜내고 있다.

1. 우리는 책에 관한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

2. 우리는 대화를 여는 사람들입니다.

3. 우리는 고객 없이는 존속할 수 없습니다.

4. 우리는 모든 독자가 다르다고 인식합니다.

5. 우리는 창조적이며 갖고 있는 재능이 많습니다.

6. 우리는 독자와 저자를 지원합니다.

7. 우리는 아이디어를 교류합니다.


왜 파웰 북스가 서점의 미래일까?


 1. 카테고리의 세분화  

이렇게 세세한 카테고리로 정리되어 있는 서점을 보지 못했다. 대 분류와 소분류를 통해서 엄청난 분류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런 세심한 카테고리의 분류를 통해 고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알고 싶은 정보에 대해서도 언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2. 완벽한 Space Experiece

본점의 경우 규모가 크다. 그래서인지 파웰 북스만의 지도가 있다. 처음엔 지도를 보고 따라 다녔지만 카테고리 세분화에 따른 공간 구성이 매우 잘 정리되어있어 넓은 공간이 하나도 헷갈리지 않는다. 일단 보기 쉽게 카테고리 별로 색으로 구분되어 있다. 중간중간에 만날 수 있는 작은 안내판들을 통해 책을 찾는데 전혀 어렵지 않았다. 중간중간 매대도 있어 계산에도 용이하다.


3. 큐레이션 능력에 박수를

인생은 양조다.

개인적으로 Cooking이나 Food and Beverage 카테고리에 많이 있었는데 최고의 큐레이션으로 꼽히는 츠타야 서점보다 사람 냄새가 났다.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추천 책부터 눈길을 가게 만드는 작은 일러스트와 재치있는 설명들이 책을 이해하는 데 있어 혹은 정보를 이해하는 데 있어 쉽고 친근감 있게 다가왔다. 특히 손으로 쓴 설명들과 책의 내용을 강조하는 짧은 문구들은 몇 권을 팔아야 이익을 취하는 비즈니스적 관점의 서점이 아니라 오래 머물고 싶은, 사람 간의 관계를 중요시하게 만드는 서점으로서 기능을 더해주었다.


4. 다 읽은 책은 이곳으로! 중고책 판매   

최근에 물건을 늘리지 않기 위해 그리고 심플 라이프를 위해 갖고 있던 책들을 꽤 많이 정리했다. 1층 한편에 자리 잡은 중고책 판매 공간은 특히 지속 가능한 서점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데 일조하지 않나 싶다.



파웰 북스 이외의 독립서점

monograph bookwerks

모노그래프는 내가 좋아하는 거리인 앨버타에 위치한 희귀 서적 전문점이다. 근대 현대 미술 및 예술가, 건축, 그래픽 디자인, 패션, 사진, 예술사, 이론 및 예술 비평에 대한 책을 선별하여 판매하는 서점이다.  


나는 이곳에서 헬베티카와 유니버스 레터 세트를 아주 싼 가격에 발견하였다. 득템의 순간이었다. 디자이너의 보물 찾기랄까?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포틀랜드 토박이 존 브로디(John Brodie)는 25년 동안 페인팅 작업은 물론 조각, 책, 예술과 각종 혼합 미디어 작업을 했다. 포틀랜드의 예술과 대중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모노그래프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http://monographbookwerks.com/

*주인 존 브로디의 개인 홈페이지 http://johnbrodie.com/



Ampersand Gallery & Fine Books


엠퍼센트 역시 앨버타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익명의 사진과 인쇄물들, 현대 미술 작품에 대한 월간 전시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에게도 기회를 제공한다. 엠퍼센트 에디션도 만들어 예술가들의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예술적 가치를 알리는 결과물로도 사용한다.


http://www.ampersandgallerypdx.com/


포틀랜드는 아마존이 있는 시애틀을 제외하고 가장 책을 많이 읽는 도시 중 하나로 꼽혔다.(미국 2위) 포틀랜드를 여행하는 내내 파웰 북스에서 자주 시간을 보냈다. 독립서점의 형태로 자신만의 색을 지키고 무엇보다 파웰 북스를 통해 강하게 느껴지는 포틀랜드의 지역 커뮤니티가 참으로 부러웠다. 책을 통해 사람을 연결하고 책을 통해 지역을 연결하고 책을 통해 사회를 연결하는 파웰 북스는 어쩌면 지속 가능한 미래의 대안 서점의 모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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