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오퍼레이터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
"왜 나는 디자이너인데 누군가의 말을 그대로 재현하는 역할만 하지?"
"내 디자인은 왜 "그냥 깔끔하다"정도의 평가만 받을까?"
"나는 지금 '디자이너'가 아니라 '툴 다루는 사람'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닐까?"
이 글은 그런 질문에 답하기 위한 이야기이다.
툴만 다루는 오퍼레이터와 문제를 해결하고 의미를 설계하는 디자이너의 결정적인 차이.
그리고 왜 우리가 오퍼레이터에 머물러선 안되는지를 하나하나 짚어보려고 한다.
오퍼레이터는 경력이 쌓여도 실력은 쌓이지 않는다
디자인 경력 5년 차인데도 실무 능력은 신입과 다르지 않은 사람을 본적이 있다.
툴은 다룰 줄 알고 회사에서 주어진 작업은 익숙하게 처리하지만 디자인을 스스로 해석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힘은 전혀 없는 경우다.
그들은 대부분 오퍼레이터다.
툴은 손에 익었고 결과물은 늘 있었지만 기획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은 늘 제자리였다.
왜 일까...
그건 디자인적 사고를 단 한번도 훈련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생각할 기회 자체가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저 만들어야 할 것들이 있었고 속도와 정확도가 중요했고 반복되는 작업 속에서 왜 이렇게 만드는가에 대한 질문은 사라졌다.
그래서 오래 일했지만 포트폴리오에는 남길게 없다. 그건 안했기 때문이 아니라 생각하지 않고 만든 결과물은 결국 자신만의 것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디자인 경력 10년이 넘는 학생이 내 수업을 들으러 온 적이 있다.
자신은 한 회사에서 10년 넘게 한가지 일만 디자인을 해왔다고 했다. 브랜드도 변하지 않았고 툴도 예전 그대로, 담당자도 매년 같았다고 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디자인은 계속 해왔지만 정말 디자인을 해본적은 없는 것 같아요"
10년 경력이면 팀장으로 일을 해야 하는 커리어이지만 오퍼레이터로 일한 그녀는 승진조차도 되지 않은 채 회사를 10년동안 다니고 있었다고 했다.
10년이라는 시간동안 한가지 일을 했다면 우리는 어느정도 그들을 전문가로 인정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오랜 일한 신입이 되어 있었다.
오퍼레이터는 일은 계속하지만 디자인은 멈춰있다.
툴을 다루는 손은 익숙하지만 해석하고 판단하는 눈은 닫혀 있다.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서 꼭 확인을 해 봐야 한다.
"나는 지금 경력을 쌓고 있는 걸까? 아니면 반복을 견디고 있는 걸까?"
오퍼레이터는 시장에서 가장 먼저 대체되는 직군이다.
툴만 다루는 디자이너의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툴을 다루는 것만으로도 차별화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금은 템플릿 기반 툴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 AI 디자인 툴은 몇 초 만에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챗GPT나 미드저니는 충분히 보여줄만한 결과물을 이미 만들어내고 있다.
말한대로 고쳐주는 사람은 필요없어지는 세상
툴을 빠르게 다루고 정해진 스타일을 재현하고 지시한 대로 수정하는 일.
한때는 이런 능력이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건 AI와 템플릿 툴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영역이다.
기업은 더이상 "툴을 잘 다루는 사람"을 뽑지 않는다.
기획력을 갖췄는지, 문제를 해셕할 수 있는지,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디자인을 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해서 설계자를 찾으려고 한다.
이런 조건에 해당된다면 대체 속도는 더 빨라진다
지금 자신이 아래 조건에 해당된다면 AI보다 먼저 사라질 수도 있다.
작업 방향은 항상 누군가가 정해줘야 한다.
기획서를 그대로 디자인으로 옮기는 게 주 업무이다.
피드백은 그대로 수정만 하고 왜 그런 피드백이 나왔는지 해석하지 않는다.
내가 만든 디자인이 아니라 누가 시킨 디자인을 실행 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건 단순 반복직에 가까운 디자인 루틴이다. 앞으로 이런 구조는 빠르게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지금 가장 빠른 속도로 밀고 들어오는 AI 디자인 툴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왜 우리는 설계자가 되어야 할까?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이 아닌 이미지를 설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디자인의 본질은 보이는 것을 만드는게 아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정의하고 해석하고 구성한 뒤 그걸 시각화하는 일이다.
그 설계가 있어야 디자인은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된다.
앞으로 살아남을 디자이너는 툴을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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