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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언론시사회 현장

[리뷰]사회 안전망 밖에 놓인 미친 모성애의 '각자도생'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의 이언희 감독과 엄지원, 공효진(사진 오른쪽부터) / 시크푸치


늦가을의 길목에서 배우 공효진과 엄지원이 이언희 감독의 감성 미스터리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로 스크린에서 조우했다.

21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언론배급 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이언희 감독과 배우 공효진, 엄지원이 참석했다.

영화는 정글 같은 세상에서 아이를 키워오던 워킹맘이 어느날 보모의 손에 사라진 아이의 행적을 쫓으면서 벌이는 5일 간의 추적을 다룬 감성 미스터리로, 영화 <..ing><어깨 너머의 연인>을 연출한 여성감독 이언희의 신작이다. 영화 속에서 공효진은 중국인 보모 한매 역을, 엄지원은 워킹맘 지선 역을 맡았다.

영화는 아동 실종을 소재로, 사회 안전망 밖에 놓인 여자들의 '각자도생' 그리고 미친 모성애를 조명하며 우리가 자칫 지나치기 쉬운 소중한 이들에 대한 감사나 사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듯하다. 오는 30일 개봉 예정.

이날 공효진은 극중 중국인 보모 역에 착안한듯 칼라가 없는 화이트 블라우스에 차이나 풍 와이드 팬츠를 매칭하며 무대위에 올라섰고 엄지원 역시도 극중 롱 원피스로 일관했던 것처럼 리본으로 포인트를 준 화이트 블라우스에 페미닌한 블랙 롱 스커트로 패셔니스타임을 과시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내용은 요약한 것.

이언희 감독은 "살아가면서 주변을 잘 둘러보지 못하는 삶을 삶고 있는데, 가장 가까운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했으면 하는 생각에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보모 역을 맡게 된 배경에 대해 묻자, 공효진은 "원래 처음 시나리오에서 중국인이었고, 중국 말을 해야 되는 역할이어서 고민을 했다"며 "중국말을 잘 해보자는 생각으로 맡아 연기했고 후반 작업을 통해 좋은 결과물이 나올거란 기대가 컸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시나리오를 읽고난 이틀 정도의 여운이 몇 안 되는, 이제껏 읽었던 것 중 세 번째 안에 들 정도로 2~3일간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처음에 중국인 배우가 하는 게 맞지 않냐 하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지금 가장 궁금한 것도 한국어로 한 연기가 아니었고 어떻게 보셨는지 어떨지 모르겠다"고 배역을 맡게 된 배경과 소감을 술회했다.

이에 이 감독은 "공효진에게 이 역할을 부탁했던 이유가 처음에 시나리오를 보면서 정말 신인이나 중국인이 해야 리얼하지 않을까란 생각이었는데, 영화가 만들어지면서 새로운 이미지의 한매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효진 씨는 처음에 제가 얘길 꺼냈을 때 '공블리'가 이런 역할이 어울릴까 그런 얘기가 있었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 보고싶어서 부탁하게 됐다"고 캐스팅 배경을 덧붙였다.

아이를 잃은 엄마 지선 역이 육체적으로 힘들었냐고 묻자 엄지원은 "뛰는 장면도 많아 에너지와 감정을 많이 썼던 것 같다"며 "뜨거운 여름에 시작해 가을쯤 끝났고 더위 속에서 뛰어다니는 연기가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매 순간 이런 감정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어떤 질문들, 이런 감정을 쌓아가서 관객들에게 전달하는게 맞을까 방향성에 대한 고민들이 육체적인것 보다 조금 더 힘들었다"며 답했다.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의 두 여배우 패션 감각 보실래요?/ 시크푸치



이어 영화 속에서 지선이 페미닌한 롱 원피스를 입은 것에 대해 엄지원은 "극중 드라마 홍보 일을 하고 있는 지선은 사건 당일 제작발표회가 있는 날이어서 차려입은 듯한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저의 제안이었다"며 "감독님은 제가 달려야 하니 셔츠, 바지 등 활동성 있는 걸 원하셨는데 영화 속에서 여성적인 이미지들이 있어서 고민하다보니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 그녀는 "지선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 속에서 혼자서 아이를 찾아 가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여성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안타까운 마음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영화를 보며 옷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아기와 촬영했던 부분에서 특별한 노력이 있었냐고 묻자 공효진은 "아기와 동물들과의 촬영이 어렵다고 그러는데 아기들이 너무 어려서 정말 쉽지 않았고 더운 여름이라 아기들이 힘들어했다. 노하우도 많이 쌓아 다시 한다면 이렇게 하는거구나 하며 얻은 것도 많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극중 지선의 아이인) 다은이는 세트장에 많이 와 있었는데 촬영 막바지에는 걷지 못한 아이들이 걷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기어다니게 하는게 힘들었다"며  "처음에 아기가 낯설어하고 힘들어했는데 다행히 다은이가 귀엽고 매력적이어서 충분히 영화에서 큰 역할을 했을 거라 생각한다"며 술회했다.

미혼인 두 배우와 감독이 어떻게 엄마 연기에 공감을 얻었냐고 묻자 엄지원은 "모성을 연기하는데 있어 너무 큰 부담감과 질문과 부족함을 언제나 느끼는 편인데 제가 알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지만 배우이고 영화 속 지선으로서 표현하려 노력했다"며 "이 이야기가 지선에게서 출발하지만 두 여자 이야기 이기도 하기 때문에 많은 대화를 나눴고, 지선은 서울 여자고 보기에 화려한 직업도 가졌지만 누가 도와줄 사람이 없는 상황은 비슷해서 한매와 상황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자신의 연기 포인트를 설명했다.

이어 공효진은 "저는 결혼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감독님도 부모가 아닌 엄마 얘기를 하면서 어떻게 보면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더 많이 정답이 없는 상황을 연기했고 연출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아동실종을 소재로 모성애를 그려낸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끝으로 극중 설정이 과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이언희 감독은 "한매란 인물이 요즘에도 그런 사람이 있어 하고 반응할 수 있는데, 실제 우리 사회에도 그런 사람이 있고, 옛날 이야기가 아니냐는 시각 때문에 소외된 사람들을 더 보여주고 싶었다"고 답하며 말을 이어갔다. 

"오히려 그게 더 가학적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했고 그런 사람들에 생각할 수 있고 만드는 입장에서는 무뎌진 면이 있어 강하게 받아들일까 고민할 것 같은데, 그걸 괴로워하기 보다는 우리가 편하게 사는 동안에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각자의 삶이 있고 다들 아픔이 있다는 생각을 할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시네마리포터

/ 시크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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