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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청룡영화제, 이병헌-김민희 남녀주연상 영예

기술부문 수상자 대부분 불참..촬영/조명상 분리등 개선 필요


'내부자들', 최우수작품상 등 2관왕..'곡성' 5관왕 

영하의 강추위가 기승을 부린 25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소재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개최된 제37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하 청룡영화제)에서 <내부자들>의 이병헌과 영화 <아가씨>의 김민희가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오스카상이란 명성에 걸맞게 청룡영화제는 후보자(작)에 오른 배우들은 대부분 참석했으나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김민희와 기술부문 수상자들은 대리 수상으로 한해를 결산하고 노고를 치하하는 영화인들의 축제로 자리잡은 듯 보였다.

올해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은 촛불 시국을 의식한듯 감독판인 <내부자들:디 오리지널>까지 915만 관객의 선택받은 우민호 감독의 영화 <내부자들>에게 돌아갔다.

제작사인 (유)내부자들문화전문회사의 이동호 대표는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 "현 시국에 '내부자들'로 상을 받는 것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하지만 건강한 대한민국의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겸손을 담은 소감을 전했다. 



연기부문에서는 <내부자들>의 이병헌이 7수 만에 남우주연상 청룡 트로피를 안으며 감격을 나눴고 여우주연상 부문에서는 <아가씨>의 김민희가 호명되며 두 배우는 그 동안의 스캔들을 잠재우며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자로 인정받았다.

올해 청룡영화제 연기부문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가져간 이병헌은 송강호, 곽도원, 정우성, 하정우 등 후보를 제치고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영화 <레버넌트>로 4전 5기 만에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차지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보다 더 오랜 6전 7기만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병헌은 무대에 올라 "영화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현실이 '내부자들'을 이겼다"며 "TV를 보면서 모두가 절망적인 마음으로 한 마음이 돼 촛불을 들고 있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는 분명 저것이 희망이 촛불이 될 거라는 믿음을 가졌다”라고 개념있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여우주연상 부문에서도 김혜수, 윤여정, 손예진, 한예리 등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영화 <아가씨>의 김민희가 호명됐다. 장외 이슈와 달리 행사장에서도 후보자 발표때 가장 커다란 함성이 울렸고 내부자들의 이병헌과 동반으로 여우주연상이 돌아갔는데, 지난해 참석상 오명을 얻은 대종상영화제와 다른 청룡의 선택이 주목됐다.




김민희는 지난 2013년 34회 청룡영화제에서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수상한 적이 있지만 여우주연상을 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는 영화 <화차><연애의 온도><우는 남자><지금은맞고 그때는틀리다>로 자신 만의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또한 신인여우상 부문에서 <아가씨>의 김태리가 영예를 차지하면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등 총 8개 부문에 후보를 올린 박찬욱 감독은 비록 수상은 불발로 그쳤지만 자신의 여배우들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 놓으면서 제작자로서입지를 굳히는 것은 물론, 향후 충무로의 신인 여배우들의 러브콜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인남우상 부문에서는 영화 <동주>로 올해 초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던 박정민에게 돌아갔다. 



감독상은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차지했다. 무대에 올라선 나 감독은 "정말 오래걸렸다. 이 작품을 시작하려고 마음 먹은게 6년 전인데, 이렇게 결실을 맺었다. 곽도원, 쿠니무라 준, 천우희씨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한데 이어 "환희야, 네가 곡성을 살렸다고 말해주고 싶었다"며 최연소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김환희에게 예우를 나타냈다.

올해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 부문에서는 영화 <곡성>에 출연한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이 외국배우로는 최초로 국내에서 수상을 하는 기록을 낳으며, 특히 청정원인기스타상과 함께  올해 시상식에서 배우들 가운데 유일하게 2관왕에 올랐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한국영화에 처음 출연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을지 몰랐다"며 "한국 영화만의 힘이 부럽다"고 전해 눈길을 모았다.




여우조연상 부문은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이 배두나, 라미란, 정유미, 천우희 등 연기력으로는 정평난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후보에 오른 것만도 감사하도 부담됐는데 이렇게 상을 받고 나니 마음이 많이 무겁다"며 입을 열었다. 

박소담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연기를 시작한 지 3년 됐는데 이런 상을 받게 돼 부담이 크지만,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이겨내고 꾸준히 연기해 나가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영화 <곡성>은 기술부문에서도 두개나 가져갔는데, 김선민 감독이 편집상을, 장영규와 달파란 감독이 음악상을 각각 거머쥐었다. 촬영조명상에는 <아수라>의 이모개, 이성환 감독이 호명됐고 기술상은 <부산행>의 곽태용, 황효균이 수상했다. 



미술상은 지난해엔 <국제시장>으로, 올해엔 <아가씨>로 2년 연속 류성희 감독에게 돌아갔다. 단편영화상에는 이지원 감독의 영화 <여름밤>이 선정됐다.

각본상은 <동주>의 신연식 감독이 수상했고 올해의 독립영화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작은 영화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이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윤가은 감독은 "너무 큰 상을 주셔서 정말 영광스럽고 무섭기도 하다. 이 영화가 발걸음을 떼도록 도와주신 이창동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싶다"면서 "무엇보다 사랑하는 배우분들, 존경하는 스태프 여러분, 투자배급사까지 모두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한, 기존 영스타들의 차지가 됐던 인기스타상은 정우성, 손예진, 쿠니무라 준, 배두나 등 연기력과 인기를 고루 갖춘 배우들에게 돌아가 눈길을 모았다.  

MC 유준상이 "한분 안나오셨죠? 다 나오셨나요? 배두나씨 못 들으셨군요"라고 하자 김혜수는 "국내에서 맹활약 중인 배두나씨가 본인 호명하는 걸 못들었나봐요"라며 재치있는 멘트로 마무리했다.



한편, 한국영화 최다관객상은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수상했고 올해 영평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밀정>은 7개 부문에 후보를 올리고도 무관에 그쳤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청룡영화제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작품들에게 수상자를 고르게 배출했고 영화 <내부자들>이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2관왕으로 올해 '최고의 영화'에 올랐으며, <곡성>도 인기스타상 포함 5관왕을 차지했고, <아가씨> 3개 부문, <동주><부산행>이 각각 2개 부문을 가져갔다.

기술 부문에서도 여러 작품에게 고루 수상을 안겼는데 현장 촬영 등의 이유로 대부분 불참해 향후 청룡영화상 시상식 후보작 소개도 90년대처럼 기술부문도 촬영상과 조명상을 분리하고 연출/연기 부문과 똑같이 후보작들을 소개하는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룡영화상은 윤가은 감독이 여성감독으로 오랫만에 수상을 했고 지난해 여우주연상에 이어 올해 영스타 가운데 여우조연상을 배출하면서 향후 은막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여배우에 대해 헌사를 바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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