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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의미공학자 Aug 23. 2016

#54. 이별 박물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독특한 박물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는 특별한 박물관이 있다. 실연 박물관 혹은 이별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Museum of Broken Relationships’라고 쓰여 있다. 자그레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박물관인 이곳은 실연을 경험한 사람들로부터 기증받은 물품과 이야기를 전시하는 곳이라고 한다. 실제 커플이었던 드라젠 그루비식과 올린카 비스티카가 4년 열애 후 헤어짐을 추억하자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독특하다. 2011년에는 가장 혁신적인 유럽 박물관이 받는 상인 케네스 허드슨 상을 수상했다. 박물관 안의 물품과 스토리는 굉장히 흥미롭다. 한글 가이드 책자가 있어 재미가 그대로 전달된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두 작품을 소개해본다.           





어린이 페달 자동차(2008.12.14.~2011.9.1., 체코)

내 나이 거의 사십이 되었을 때 사랑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감정의 강도는 우리를 극에서 극으로 이끌었다. 사랑할 때는 주저하지 않았고, 싸울 때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그녀 덕분에, 그리고 내 아이들이 나무에 올라갔을 때, 내 생에 처음으로 나는 나무에 올라갔었다. 우리는 서로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것을 즐겼다. 실현되었던 각각의 꿈들은 우리 두 사람의 기쁨이었다. 어렸을 때 나는 늘 어린이 페달 자동차를 갖고 싶었으나, 단 한 번도 내가 그 꿈을 이룬 적이 없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내 나이 사십이 넘어 마침내 어린이 페달 자동차를 가질 수 있었다. 어느 날 그녀는 언니와 함께 산책을 갔었고, 폐기물 컨테이너 옆에서 페달 자동차를 발견했다. 집으로 가져와서는 욕조에 넣어서 씻은 후에 작은 꽃들로 장식하고, 그리고 페달 위에는 내 이름을 애칭으로 적어 넣었다. 이 페달 자동차는 우리의 사랑을 보여준다.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모든 꿈은 이루어진다.           





박제 되강오리는 누르면 되강오리 소리를 낸다

(2011년 12월부터 2월 언젠가, 그것이 언제 죽었는지 확실하지 않은, 정말로, 토론토, 캐나다)     

지극히 일반적인 이야기, 실제로. 좋은 의도, 꽉 찬 신념과 신용, 나는 모든 사람들이 정말로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때때로 삶 속에서 그냥 그렇게 일어나고, 그렇다고 누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며,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               





이 외에도 정말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다. 피식 웃음이 나는 작품부터 가족의 이별을 다룬 진지한 작품도 있다. 이러한 독특한 매력으로 박물관 안에는 자그레브에 온 관광객들이 모두 모여 있는 것처럼 붐볐다.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는 어떤 것이 가장 나은 방법일까. 이 역시 각자의 방법과 각자의 흐른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이별을 기념하면 좋은(Good) 안녕(Bye)이 될까. 어쩌면 이 박물관에 물품과 이야기를 기증한 사람들만 알지도 모른다. 나는 박물관 한쪽에 쓰여 있는 글귀를 읽으며 독특한 박물관 투어를 즐겁게 마쳤다. 이제 자그레브와 이별하고 두브로브니크로 떠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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