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그리다2

환상을 쫓아 사막을 들어가다

by 조작가

사람과의 사귐이든, 사물에 대한 공부든,
그 어떤 것을 이해하려 든다면 먼저 그에 대한 환상을 가지거나 혹은 오해로 시작되기 마련이다.


- 사막이란?
[태양을 피해 터번을 두르고, 모래무덤에 빠지지 않기 위해 동물이나 탈 것에 의존해야 하며, 사방에 아무도 없는 모래밭을 헤치고 나아가야 하는 외로운 방랑자가 되어야 할 두려움을 담보로 하는 것. 그 누구의 도움 없이. 만일의 사태에는 몇 날을 물 한 모금 없이도 꿋꿋함으로 견뎌야 하는 극한의 인내심도 필요함. 모종의 두려움과 호기심은 필수 탑재. ]


책과 그림, 혹은 영화, 다큐멘터리 등에서 단편적으로 혼합되어 내가 갖고 있던 ‘사막’에 대한 정의, 혹은 ‘사막 여행’에 대한 정의는 (누구나 그럴 테지만) 어쩌면 뭔가 굉장히 부실하고 끼어들 여지가 많으면서도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여러 가지 사실들이 기묘하게 혼재되어 있었다. 말하자면 모래산이 펼쳐져 있고 낙타와 그를 끌고 가는 사람이 있는 그러한 이미지, 그리고 저 멀리 어디엔가는 오아시스가 그들을 반겨줄 예정인 것처럼. 우리가 아는 세계에선 사막/desert 란 용어는 그런 식으로 이야기되고 가르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명확하지 않은 대상임에도 누구에게나 꽤 단순하고 보편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는 이 단어에 대해 매우 큰 호기심이 생겨났다. 처음으로 이집트를 여행하고 싶다는 막연한 계획을 하다 보니, 그렇게 ‘아주 쉽게 정의 내린 단어 하나’에 이끌렸다. 내 마음은 어느 샌가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내가 가진 환상과 그 특별한 공간에 대한 단순한 이미지는 매번 다른 층을 겹쳐 쌓으며 새로운 어떤 것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쩌면 그렇게 나는 ‘사막’에 대한, 어쩌면 모호한 세계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내리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것들의 정보가 쌓이면 쌓일수록 단순하고 명확해질 줄 알았는데, 그 데이터의 양에 곱절의 양으로 다양한 층위의 의미가 펼쳐지면서 환상을 현실계로 바로잡기는커녕, 점점 더 커지고 증폭되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막상 몇 번의 경험으로 실체를 깨닫고, 더 이상의 궁금증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도 내가 가졌던 또 하나의 오해였다. 기묘하게도 이러한 사막이 상징하는, ‘비어 있는 어떤 것’에 대한 개념의 정의는, 그를 둘러싼 시간과 사람들의 이야기로 점점 더 가득 차오르고 있었다. 그 속의 모래알들이 새록새록 말을 걸어와 어느 새 산이 되어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