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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해 Oct 20. 2020

야구팀이 흰색 유니폼을 입는 이유

그라운드에서 항상 흙 범벅이 되는 야구 유니폼은 왜 거의 흰색일까?

늘 흙으로 얼룩지는 것 같은데
왜 야구팀 유니폼은 유독 흰색이 많을까?

늘 궁금했던 질문인데 다 이유가 있더군요.


크리켓 경기 모습과 크리켓 복을 입은 듯한 뉴욕 니커보커스 팀원들


야구의 시작이 언제 어디에서 였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지만, 최초의 야구팀이라고 인정받는 것은 1845년 뉴욕에서 창설된 아마추어 야구팀 ‘뉴욕 니커보커스’입니다. 야구 유니폼을 입었다고 최초로 기록된 것도 바로 이들이죠. 뉴욕 니커보커스는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던 변호사, 은행원,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순수 아마추어 팀이었습니다. 전형적인 화이트칼라 계층이죠. 그래서였을까요? 이들이 입은 최초의 야구 유니폼 역시 신사복에 가까웠는데요, 흰색 플란넬 셔츠와 파란 모직 바지를 입었고 심지어 밀짚모자나 중절모까지 썼다고 하네요! 귀족들의 사교모임이었던 크리켓 클럽을 롤모델 삼았던 모양입니다.


1868년의 신시내티 레드 스타킹 선수들


이어서 1868년에는 최초의 프로야구팀 ‘신시내티 레드 스타킹스’가 창단되면서 신사복에 가까웠던 야구 유니폼은 운동복 형태를 갖추게 됩니다. 폼이 넓고 짧은 바지 아랫단에 스타킹을 무릎까지 올려 착용한 것이죠! 그동안 바지를 펄럭이며 불편하게 운동하던 선수들에게 이 형태의 유니폼은 혁신이었고 곧 야구 유니폼의 정석으로 정착되었습니다.


다만 니커보커스의 유니폼의 영향이었는지 아니면 신사 스포츠를 지향하려는 자존심이었는지 모든 야구팀의 유니폼은 흰색으로 통일됐습니다. 경기를 치르는 두 팀의 유니폼 색이 같다는 것은 축구나 농구처럼 서로 뒤엉키는 스포츠였다면 문제였겠지만, 진영을 나누어 이닝마다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종목 특성상 이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습니다. 대신 팀을 구별해줄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했는데요 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스타킹입니다. 스타킹의 컬러는 팀의 정체성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아이덴티티로 작용했고, 자연스럽게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화이트삭스처럼 팀의 이름으로 이어지기도 했죠.


하얀색으로 가득한 2020년 MLB 홈 유니폼


드디어 1876년에는 지금의 MLB 양대리그 중 하나인 내셔널 리그가 출범합니다. 그런데 리그가 활성화되고 홈-원정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홈 구장에서는 빨래 시설이 잘 되어있어 큰 문제가 아니었으나, 멀리 원정 경기를 떠나서 매번 흰색 유니폼을 빨래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었던 것이죠. 결국 선수들의 쌓이는 고충 때문에 원정 경기에서는 흰색 유니폼이 아니라 때가 덜 타는 회색 유니폼을 입게 되었고, 지금도 메이저리그 규칙 3조 3항에는 ‘홈 경기는 흰색, 원정 경기는 다른 색깔을 입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럼 
KBO는 어떨까요? KBO가 만든 야구규칙 1조 11항을 살펴보면 ‘홈 경기용으로 흰색 또는 유색, 원정 경기용으로 유색 유니폼’을 입는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원래는 KBO도 홈 경기용은 흰색만 입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는데 2013년에 변경되었다고 하네요. 한화가 주말 홈경기 때는 주황색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이유도 바로 바뀐 규정 덕분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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