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문 7개 (1)
1. 누구에게나 맹신할 대상 하나쯤은 필요하다. 그 모든 것을 의심하라는 제언은 데카르트적 정신병으로 귀결될 뿐이다.
2. 철없는 긍정과 염세주의 사이의 줄타기. 현명한 자는 적당히의 미학을 안다.
3. 나 자신이 듬뿍 담긴 글쓰기는 촌스럽다. 일기를 쓰더라도 자아의 과잉 현시는 피해야 한다.
4. 어디까지가 다름이고, 어디부터가 정의인가?
5. 먹고사는 일로 충분한 자, 정의감에 가득차 무언가를 구현하겠다는 자. 의외로 후자가 세상을 망칠 확률이 더 높다. 악으로 가는 길은 늘 선으로 포장되어 있다.
6. 존경은 내가 잘 아는 누군가에게만 표할 수 있는 거다. 10년 전 초등학생들의 절반은 안철수, 절반은 반기문을 존경한다 했었지만, 이런 부류의 존경은 가볍기 짝이 없어서 평판이 바뀌면 언제든 뒤집히는 신문 한 쪽지 같다. 그러니 엄마나 아빠를 가장 존경한다는, 다소 덜떨어진 것으로 생각됐던 대답들이 의외로 진실인 셈이다.
7. 모든 이야기의 종결이자 시작.